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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 카메룬 대통령, 8선 성공... "99세까지 통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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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 카메룬 대통령, 8선 성공... "99세까지 통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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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취임 이래 43년간 통치
야당 반발에 시위까지... 정국 혼란
야당 후보 "내가 승리했다" 주장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이 이달 7일 카메룬 마루아에서 대선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연설하고 있다. 마루아=로이터 연합뉴스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이 이달 7일 카메룬 마루아에서 대선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연설하고 있다. 마루아=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인 폴 비야(92) 카메룬 대통령이 8선에 성공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메룬 헌법위원회는 이달 12일 치른 대선 개표 결과 비야 대통령이 53.66%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선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카메룬 대통령 임기는 7년으로, 그는 99세가 될 때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비야 대통령은 1982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40년 넘게 카메룬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2008년에는 대통령 임기 제한을 폐지했고, 이후 압도적인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다.

카메룬 헌법위원회가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선언한 27일, 수도 두알라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야당 후보 이사 치로마 바카리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며 그를 지지하고 있다. 두알라=로이터 연합뉴스

카메룬 헌법위원회가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선언한 27일, 수도 두알라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야당 후보 이사 치로마 바카리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며 그를 지지하고 있다. 두알라=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비야 행정부는 당분간 불안정한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야권의 반발과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정국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전날만 해도 수도 두알라에서는 야당 지지 시위대와 보안군 충돌로 최소 4명이 사망했고, 여러 도시에서 시위 참가자 100여 명이 체포됐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35.19%를 득표한 이사 치로마 바카리(79) 야당 후보는 부정 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집 밖에서 경찰 저격수가 발포해 시위 참가자 2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직 정부 대변인이자 고용부 장관이었던 바카리 후보는 "내가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다른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콘라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수석 정치경제학자는 로이터에 "카메룬 국민들이 공식 결과를 거부함에 따라 불안이 고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무리티 무티가 국제위기그룹 아프리카 담당은 "국민 대부분은 비야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믿지 않는다"며 "그의 권한은 현재 상당히 불안정하다"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