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동티모르, 14년 노력해 아세안 가입… 눈물 보인 총리 "국민 꿈 이뤄"

한국일보
원문보기

동티모르, 14년 노력해 아세안 가입… 눈물 보인 총리 "국민 꿈 이뤄"

서울구름많음 / 10.7 °
총리 "우리의 여정 인정받은 것"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가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가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동티모르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11번째 회원국이 됐다. 2011년 가입 신청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아세안에 신규 회원국이 가입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가 11번째 아세안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됐다고 보도했다.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자국의 아세안 가입이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줄 역사적 순간"이라며 "동티모르 국민에게는 꿈이 실현된 것일 뿐 아니라 우리의 여정을 강력히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슴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동티모르는 1975년 11월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났으나 불과 9일 만에 인도네시아에 의해 강제 병합됐다. 로이터는 과거 동티모르 독립운동에 투신한 조제 하무스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이 1970년대부터 동티모르의 독립을 보장받기 위한 방법으로 아세안 가입을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동티모르가 200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이후로도 아세안에 가입하기까지는 23년이 더 걸렸다.

동티모르는 말레이제도 티모르섬 동부에 위치한 인구 140만 명의 소국으로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불과하다. AP통신에 따르면 동티모르 인구의 42%는 빈곤선 밑에 살고 있으며, 국민의 3분의 2는 30세 미만으로 청년 일자리 부족이 주요 경제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조앤 린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 연구원은 AP에 "동티모르의 재정·행정 역량은 대부분의 아세안 회원국보다 뒤처져 있어 사무국과 다른 회원국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도 "동티모르의 가입은 청년 관련 역량 강화나 민주적 거버넌스 등 분야에서 (아세안에) 새로운 에너지와 관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