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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마약 방치' 콜롬비아 대통령 제재…갈등 최고조

머니투데이 윤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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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마약 방치' 콜롬비아 대통령 제재…갈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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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콜롬비아 최초 좌파 정부를 출범한 쿠스타보 페트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2022년 8월 콜롬비아 최초 좌파 정부를 출범한 쿠스타보 페트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마약 밀매를 방조한 혐의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가족들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페트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이념적으로 대립하고 미국 정책을 비판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페트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 아들, 아르만도 베네데티 내무장관을 제재 대상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사실상 차단되고, 미국에 보유한 모든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인이나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재무부는 페트로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이 번성하도록 방치했고 이를 억제하려 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를 보호하고 마약 밀매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페트로 대통령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2002년 8월 콜롬비아 최초 좌파 정부를 출범한 페트로 대통령은 최근 미군의 마약 밀매선 공격을 두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초법적 처형"이라면서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페트로는 불법 마약 수장으로 대규모든 소규모든 콜롬비아 전역에서의 마약 생산을 강하게 장려하고 있다"라면서 콜롬비아에 수억 달러 규모의 원조 중단과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의 마약 퇴치 협력국 자격을 박탈하면서 오랜 동맹이던 콜롬비아를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아프가니스탄, 미얀마와 같은 수준으로 격하시키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오랫동안 남미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였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해 미군에게 "트럼프의 명령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는 이유로 그의 비자를 취소하기도 했다. 현직 국가 지도자가 미국 방문 도중 비자가 취소되는 사례는 처음이다. 1월엔 콜롬비아가 미국에서 출발한 불법 이민자 송환 군용기의 착륙을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에 고율 관세로 위협하며 수용을 종용한 바 있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수십 년간 효과적으로 마약 밀매와 싸웠다"며 "미국 내에서 코카인 소비를 줄여보려 그토록 도움을 줬는데 되레 그 정부가 이런 조처를 내린다"며 반발했다.

콜롬비아의 정치 애널리스트 페드로 비베로스는 "미국의 이번 결정은 매우 놀랍다. 왜냐면 에라네스토 삼페르 전 대통령은 선거 캠프에서 마약 자금을 받은 게 드러났음에도 미국의 제재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트럼프 정부가 사실상 페트로 대통령 개인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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