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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APEC 넘기나... 이 대통령 "인위적 목표 시한 두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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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APEC 넘기나... 이 대통령 "인위적 목표 시한 두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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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APEC 계기 타결, 갈 길 멀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의 마음을 듣다-미래산업을 선도하는 메디컬 스마트 도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의 마음을 듣다-미래산업을 선도하는 메디컬 스마트 도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외신 인터뷰에서 대미 관세 후속 협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타협점을 찾고자 하지만 인위적인 목표 시한을 두고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이견이 완전히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협상 타결 시점을 인위적으로 한미 정상회담 시점에 맞추지 않겠다고 거듭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상호 간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미 정상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9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은 관세협상에서 3,500억 달러(약 501조 원) 대미 금융 패키지의 구체적인 투자 방식 등 세부 쟁점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양국 간 이견이 완전히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시점에 맞추기 위해 협상을 성급히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이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한미 간 입장을) 조정, 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김용범(왼쪽)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김용범(왼쪽)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범 "APEC 계기 타결, 갈 길 멀다"


미국 워싱턴에서 미측과의 관세 후속 협상을 마치고 24일 새벽 귀국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비슷한 취지로 답했다.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며 취재진과 만난 김 정책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상회담 이전에) 추가로 대면 협상을 할 시간은 없다. APEC은 코앞이고 날은 저물고 있어서 APEC 계기 타결을 기대한다면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그는 "(협상에)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3,500억 달러 중 현금 투자 비중과 분할 투자 기간 등이 남은 쟁점이다.

김 정책실장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측 입장을 받아들이기가 국민 경제, 시장 영향을 봤을 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김 정책실장은 "협상이라는 것이 막판에 급진전되기도 하기 때문에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관세 협상도 열심히 하고 있지 않느냐. 진전을 위한 노력을 경주 중"이라며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지만 성과를 만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이제 한미 정상의 결단만 남은 단계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