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女 의원 16%뿐인 ‘남성 의회’
② 남성 중심의 세습·파벌 문화
③ “여성은 조력자” 사회적 인식
② 남성 중심의 세습·파벌 문화
③ “여성은 조력자” 사회적 인식
TOPSHOT - Japan's new Prime Minister Sanae Takaichi poses for photos at the beginning of her first press conference as Japanese leader at the prime minister's office in Tokyo on October 21, 2025. (Photo by JIJI Press / AFP) / Japan OUT/2025-10-22 00:37:00/<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는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1885년 취임) 이후 첫 여성 총리다. 로이터와 AP는 21일 다카이치의 취임이 “일본 정치의 남성 독점을 깨뜨린 상징적 사건”이라고 했다.
일본의 여성 총리 탄생이 늦어진 이유로는 우선 남성 중심적인 정치 구조가 꼽힌다. 일본 중의원(하원)의 여성 의원 비율은 약 16%로 G7(7국) 최하위다. 선거구당 한 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에서 일본 정당은 조직력·자금력을 고려해 남성을 우선 공천하는 경향이 강하다. 가사와 육아를 부담하는 여성은 인맥을 넓히고 후원받을 기회가 적다는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여성 입후보 희망자 10명 중 6명이 ‘후원금 부족’을 포기 사유로 꼽았다는 내각부 조사 결과도 있다.
일본 정치의 세습·파벌 문화도 여성에게 불리하다. 일본은 전체 국회의원(중의원·참의원)의 4분의 1이 정치 가문 출신이다.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딸 다나카 마키코가 외무상을,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 오부치 유코가 경제산업상을 지낸 사례가 있지만 이들은 독자적 기반이나 파벌을 형성하진 못했다. 반면 ‘정치 명문가’ 출신 아베 신조 전 총리처럼 남성 정치인들은 선친의 지역구 후원회 자금을 대부분 흡수하고 파벌도 같이 물려받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파벌 정치는 식사·술자리·골프 등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유지되는데, 여성은 여기에 접근하기 어렵다. 또 ‘상징적 여성 정치인’으로 기억될 뿐 실질적 정책 결정권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문화적으로도 여성의 역할은 가정에 한정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마쓰바라 요코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정치에서 남성은 리더, 여성은 조력자라는 인식이 여전하다”고 했다. 박홍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에 “에도 시대 사무라이 중심의 정치가 근대 이후에도 이어져 ‘정치란 남성의 일’이라는 인식이 일본 사회의 기본 전제”라며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구분이 뚜렷한 일본 사회에서 여성 정치인은 여전히 이방인처럼 취급된다”고 덧붙였다.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딸 오부치 유코/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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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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