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주면 심장마비" 한국인 시신 4구 더...李대통령 "비상한 대응"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살해된 한국 대학생 시신을 화장한 프놈펜 턱틀라 불교 사원에 한국인 시신 4구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맨스 스캠에 가담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21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부는 21일 “해당 사원 내 50대 중반 1명, 60대 초중반 3명 등 한국 남성 시신 4구가 안치돼 있으며, 4명 모두 병사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까지 4명 모두 범죄 연루 정황은 파악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날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있는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한국 남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원 내부 보고서에는 한국인 시신 3구의 성별은 모두 남성으로, 사인은 모두 ‘심장마비’로 기록됐다. 그러나 캄보디아 교민들은 “병원 의사에게 돈을 주고 사인을 심장마비로 바꾸는 경우가 흔하다”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주캄보디아대사관은 사망자 4명 관련 국내 연고자 연락 및 장례 지원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큰 범죄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에서 숨진 50대 남성은 현지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현장에선 남성의 여권과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휴대전화 등이 발견됐으며, 그가 범죄에 연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8월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 대학생 박모(22) 씨 시신도 프놈펜 중심가 센속에 있는 턱틀라 불교 사원 안치실에 2개월 넘게 보관돼 있다가 부검 뒤 전날 화장했다. 박 씨의 유해는 이날 국내로 송환됐다.

한국과 캄보디아 당국자의 부검 결과 장기 등 시신 훼손은 없었다. 정확한 사인은 향후 국내에서 조직검사와 약·독물 검사 등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박 씨는 지난 7월 17일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떠났다가 현지 범죄 단지인 ‘웬치’에 감금돼 고문을 당한 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캄보디아 사태 관련 ‘비상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토론에서 “국제 사기 행각에 대한 대책을 지금보다는 좀 더 강경하고 강력하게 만들어서 시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국제 범죄여서 국가정보원 소관이라, 국정원에도 별도 지시를 해 놓긴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내일(22일) 캄보디아 현지 대사관을 찾아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국감에선 한국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취업 사기와 감금, 고문 등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