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日 ‘여자 아베’ 새 총리에 “역사·대만 약속 지키길”

중국 외교부 “4대 정치문건 원칙 준수해달라” 당부
보수 성향 다카이치 일본 총리, 주변국 갈등 우려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일본의 새 총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를 두고 중국측이 역사와 대만 문제에 대한 정치적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 (사진=AFP)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 선출과 관련해 “우리는 이번 (일본) 선거 결과에 주목했는데 이는 일본의 내정”이라면서 “중국과 일본은 서로 가까운 이웃이며 중·일 관계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밝혔다.

궈 대변인은 “일본이 중·일 4대 정치문건의 원칙을 준수하고 역사와 대만 등 중대한 문제에 대해 정치적 약속을 준수하길 희망한다”며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고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의 4대 정치문건이란 1972년 수교 당시 발표한 중·일 공동성명과 1978년 중·일 평화 우호 조약, 1998년 중·일 평화와 발전의 우호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노력을 위한 공동선언, 2008년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 전면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말한다.

해당 문건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주권·영토 완전성에 대한 상호 존중, 패권 추구 반대 등 내용이 담겼다.

미국과 강력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은 대만과도 가까운 사이다.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역사적 사실도 있다. 이에 중국은 일본 새 내각에 4대 정치문건을 통해 역사와 대만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행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날 일본 임시국회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진행된 총리 지명선거 1차 투표에선 다카이치 총재가 465표 중 237표를 얻어 과반(233표)을 넘었다. 이어 참의원(상원)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와 치른 결선 투표를 거쳐 총리로 지명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한 후 역사상 첫 여성 총리다.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강경 보수 성향의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여자 아베’로도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 참배하는 등 우익 성향을 보이고 있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 역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