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사회주의운동당 경제·부패로 탈락
국가 주도 경제 개혁하고 민간 성장 공약
외교 노선도 친중·친러에서 친미로
볼리비아의 좌파 정권이 20년 만에 막을 내린다. 집권 사회주의운동당(MAS)은 19일(현지시간) 치러질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했다. 중도 성향과 우파 성향의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라, 볼리비아의 국가주도 경제 노선은 향후 대폭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AP통신은 "볼리비아 대선에서 중도 기독민주당 성향 로드리고 파스 후보와 우파 성향 자유민주당 소속 호르헤 키로가 후보가 맞붙는다"고 전했다. 두 후보는 지난 8월 열린 1차 투표에서 각각 32.06%와 26.9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파스 후보는 하이메 파스 사모라(86) 볼리비아 전 대통령(1989∼1993년 재임)의 아들이다. 현재 상원 의원으로, 남부 타리하 시장을 지냈다. 그는 정부 권한 분산, 민간 부문 성장 촉진, 사회 복지 프로그램 유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국가 주도 경제 개혁하고 민간 성장 공약
외교 노선도 친중·친러에서 친미로
19일 치러지는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 진출한 호르헤 키로가(왼쪽) 후보와 로드리고 파스 후보. AP 연합뉴스 T |
볼리비아의 좌파 정권이 20년 만에 막을 내린다. 집권 사회주의운동당(MAS)은 19일(현지시간) 치러질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했다. 중도 성향과 우파 성향의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라, 볼리비아의 국가주도 경제 노선은 향후 대폭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AP통신은 "볼리비아 대선에서 중도 기독민주당 성향 로드리고 파스 후보와 우파 성향 자유민주당 소속 호르헤 키로가 후보가 맞붙는다"고 전했다. 두 후보는 지난 8월 열린 1차 투표에서 각각 32.06%와 26.9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파스 후보는 하이메 파스 사모라(86) 볼리비아 전 대통령(1989∼1993년 재임)의 아들이다. 현재 상원 의원으로, 남부 타리하 시장을 지냈다. 그는 정부 권한 분산, 민간 부문 성장 촉진, 사회 복지 프로그램 유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투토'라는 별칭으로 현지에서 잘 알려진 키로가 후보는 2001∼2002년 대통령을 지낸 정계 거물 중 한 명이다. 2005·2014·2020년에도 대선에 출마했으나 연거푸 좌파 후보에게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친(親)기업 정책, 자유무역협정 확대, 사유 재산권 회복 등을 약속하고 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집권 정당 MAS는 권력을 놓게 된다. MAS의 에두아르도 델 카스티요 후보는 1차 선거에서 3.2%를 얻는 데 그쳤다. MAS는 2005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을 배출한 이후 20년간 정권을 잡았다. 좌파 성향의 MAS는 한때 국가 주도로 천연자원을 개발하며 경제를 성장시켰지만, 주력 상품인 천연가스 가격이 폭락하며 위기를 겪었다. 무리한 국책사업 남발과 통화정책 실패로 인한 달러 부족, 관료 부패 문제도 MAS에 타격을 입혔다.
결선투표에 오른 두 후보는 모두 기존의 국가주도 경제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공언했다. 파스 후보는 정부 권한을 분산하고 민간 부문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키로가 후보는 친기업 정책, 자유무역협정 확대, 사유재산권 회복 등을 내세웠다.
외교 노선의 변화도 예상된다. 두 후보 모두 기존의 친러·친중 기조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연대 강화 의지를 밝혔다.
결선 투표는 1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한다. 예비 개표 결과는 같은 날 밤늦게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