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친절할 수가"… 한국 버스 탔다가 눈물 흘린 일본 여성

2박 3일 방한한 일본인 모델 '시게'
지도 앱과 챗GPT 도움에도 길 찾기 난항
카드 잔액 부족에… 버스 기사 "오늘은 괜찮다"

버스 기사는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해 당황한 시게에게 오늘은 돈을 내지 않아도 괜찮다며 배려를 보였다. 유튜브 しげchan 캡처

한국에 방문한 일본인 모델이 버스 기사의 배려에 감동해 눈물 흘린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일본 모델 '시게'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국에서 혼자 진짜 큰일 났다'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시게가 한국 방문 첫날부터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지도 앱과 챗GPT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일정을 소화했지만, 문제는 숙소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챗GPT가 길을 잘못 안내해 1시간 넘게 걸어야 했고, 이후에도 정확한 길을 찾지 못해 한밤중에 도심을 떠돌게 된 것.

간신히 지인의 도움으로 숙소 근처로 가는 버스에 올랐지만, 한국어가 서툰 그는 여전히 불안했다. 그때 운전석에서 유창한 일본어가 들려왔다. 버스 기사는 "일본인이세요?"라고 묻고는 시게의 목적지를 확인해 "이 버스가 맞다"고 안내했다.

이에 안도한 시게가 카드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잔액이 부족해 버스 요금을 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에 방문한 일본인 모델 '시게'가 버스 기사의 배려에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しげchan 캡처

버스 기사는 "요즘 한국 버스는 현금 사용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카드는 편의점에서 충전할 수 있으니 다음에는 충전해서 다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돈을 내지 않아도 괜찮다"며 버스 요금을 받지 않았다. 버스 기사의 배려에 놀란 시게는 연신 감사를 전하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버스 기사는 "(호텔에) 체크인은 했냐", "서울은 밤에도 안전하지만, 너무 어두운 곳은 가지 않는 편이 좋다" 등의 말을 건네며 시게를 안심시켰다.

버스에서 내린 시게는 "어쩌면 이렇게 친절할 수 있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시게의 서울 방문길에는 이 버스 기사 외에도 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공항에서 수속을 도와준 구독자, 명동 거리에서 길을 안내한 시민 등이 그를 도왔다.

3시간가량을 헤맨 끝에 도착한 숙소에서 시게는 "준비할 시간도 없이 방문한 한국이라 여행 내내 헤맸다"며 "한국 사람들의 친절한 도움으로 무사히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마음은 꽉 채워진, 소중한 추억이었다"고 덧붙였다.

황은서 인턴 기자 hes0803@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