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기자]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의 구조조정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브랜디' 운영사 뉴넥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업계의 수익성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 한때 계획된 적자로 몸집을 불리던 중소 패션 플랫폼들이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잇따라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브랜디 운영사인 뉴넥스의 매출은 지난 2022년 1191억원에서 지난 2023년 521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또 지난해에는 196억원으로 또 다시 반토막 이상 급감, 2년새 매출이 80% 이상 줄었다.
사진=에이블리 |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의 구조조정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브랜디' 운영사 뉴넥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업계의 수익성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 한때 계획된 적자로 몸집을 불리던 중소 패션 플랫폼들이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잇따라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브랜디 운영사인 뉴넥스의 매출은 지난 2022년 1191억원에서 지난 2023년 521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또 지난해에는 196억원으로 또 다시 반토막 이상 급감, 2년새 매출이 80% 이상 줄었다.
특히 뉴넥스가 442억 원을 들여 2022년 인수한 '서울스토어'의 경우, 기대와 달리 수익 개선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뉴넥스는 부채가 자산을 306억 원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고, 심지어 패션 업계 불황이 확산되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9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번에 뉴넥스의 기업회생 신청은 업계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플랫폼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급등했고,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한 채 외형 확장에 치중한 결과다. 이용자, 매출액 증가에만 매몰된 채 이익 창출이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회생 절차에 돌입한 티몬, 위메프, 발란 등 이커머스 기업들도 적자에도 외부 자금 투입으로 명맥을 잇다가 결국 기업회생과 파산이라는 비슷한 경로를 밟은 것이다.
이에 패션 플랫폼 전반의 재무 건전성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이블리는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와 4910을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최근 2년간 재무 지표가 좋지 않다. 에이블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48억원 초과했으며, 같은 해 감사의견에서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에 대한 유의적 의문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매출은 3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1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자본잠식 규모도 상당하다. 지난 2023년 -540억원, 지난해 -522억 원으로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에이블리는 지난해 말 중국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신규 유입 자금은 약 2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기존 주주가 보유중인 지분을 알리바바에 매각한 구주 거래로, 실질적인 유동성 확보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에이블리가 오프라인 진출, 자체 브랜드 확대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본잠식 상태에서 공격적인 확장은 리스크가 크다"며 "현재로선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알리바바가 에이블리에 투자를 결정한 배경이 단기 재무 지원보다는 중장기 시장 진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투자 이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인 협력 사업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실질적 시너지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의 빠른 성장세도 에이블리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 따르면 쉬인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 8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58% 증가했다. 쉬인 이용자들의 평균 결제금액도 에이블리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 저가 패션 시장에서의 경쟁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 또한 "패션 플랫폼의 생존 기준이 단순 거래액 확대에서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적자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추가 도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에 대해 에이블리 측은 "여성 패션플랫폼 최초로 연간 거래액 2조원을 돌파하고, 2023년 흑자 전환 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매출, 사용자 수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체질개선 작업도 빠르게 진행 중이며, 올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만큼 재무 건정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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