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은 스타 중의 스타다.
하지만, 황 감독의 축구 인생이 휘황찬란(輝煌燦爛)한 건 아니다. 그는 결코 평탄하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찬란한 순간만큼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 누구보다 쓰게 다가왔다.
한국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땐 ‘황선홍은 끝났다’란 얘기가 나왔다. 그로부터 불과 6개월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업적, 아시안게임 3연패로 인한 올림픽 대표팀 선수 구성의 어려움 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황 감독의 이름 앞엔 ‘파리 올림픽 예선 탈락’이란 불명예만 남았다.
하지만, 황 감독의 축구 인생이 휘황찬란(輝煌燦爛)한 건 아니다. 그는 결코 평탄하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찬란한 순간만큼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 누구보다 쓰게 다가왔다.
한국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땐 ‘황선홍은 끝났다’란 얘기가 나왔다. 그로부터 불과 6개월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업적, 아시안게임 3연패로 인한 올림픽 대표팀 선수 구성의 어려움 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황 감독의 이름 앞엔 ‘파리 올림픽 예선 탈락’이란 불명예만 남았다.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스와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황 감독은 그때를 떠올리면 “감독은 결과로 말해야 하는 것”이라며 “나를 믿고 따라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한다.
황 감독은 지난해 6월 강등 위기에 놓인 대전의 소방수로 투입됐다. 한국이 파리 올림픽 예선에서 탈락한 지 약 두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축구계에선 ‘황 감독이 이름값으로 또다시 기회를 잡았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황 감독이 지도자로 일군 업적은 실패의 사례가 너무 부각 된 나머지 아주 쉽게 잊히곤 한다.
황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코리아컵 우승 2회, K리그1 우승 1회), FC 서울(K리그1 우승 1회), U-24 축구 대표팀(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맡았던 팀마다 굵직한 성과를 냈다.
황 감독은 현재 K리그(1·2)에서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자랑하는 지도자다.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
황 감독은 대전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대전은 올 시즌 정규 라운드를 마치기도 전에 창단 첫 K리그1 파이널 A 진입을 확정했다. 대전은 지난해 중반 K리그1 최하위(12위)까지 내려앉으며 강등을 걱정했던 팀이다.
대전이 모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의 큰 투자를 받은 건 맞지만, 투자가 많다고 곧장 성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특히나 시즌 중반 기존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의 조화를 이루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불만이 싹트기 시작하면, 팀은 더 깊은 불신과 부진에 빠지곤 한다.
대전은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K리그2에서 보낸 시간이 K리그1에서 머물던 시간보다 긴 팀이다. 대전은 2015년 K리그2 강등 후 무려 7시즌을 2부에서 보냈다.
2020년 K리그 최초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뒤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대전은 2022시즌에서야 K리그1 승격의 꿈을 이뤄냈다. 2023시즌부턴 2시즌 연속 K리그1 8위를 기록했다.
승격한 대전은 K리그1 잔류를 위해 사활을 걸던 팀이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그랬던 대전이 K리그1 파이널 A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을 향해 나아간다.
황 감독은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며 “올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뒤에야 한 해의 성과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K스포츠’가 황 감독과 나눴던 이야기다.
주민규, 황선홍 감독. 사진=한국프로측구연맹 |
Q. 대전의 창단 첫 K리그1 파이널 A행을 이끌었다. 기쁨의 시간은 좀 가졌나.
그럴 여유가 어딨나(웃음). 올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최종 결과가 나와야 한 해를 돌아볼 수 있을 거다. 우리가 K리그1 파이널 A에 들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대전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다음 목표는 ACLE다. 다음 시즌 ACLE 티켓을 꼭 따내야 한다. 이후엔 K리그1, ACLE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 갈 길이 멀다.
Q. 대전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나아가는 듯하다.
우리 구단이 그렇다. 대전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K리그1을 넘어서 아시아에서 경쟁력이 있는 팀이 되고자 한다. 그런 팀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구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다.
Q. 어떤 감독이든 좋았던 시절만 있는 건 아니다. 황선홍 감독도 실패의 경험, 누구보다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분명한 건 ‘감독 황선홍’은 맡는 팀마다 성과를 내왔다는 것이다. 포항 시절엔 외국인 선수 1명 없이 더블을 일궜고, 서울에선 시즌 최종전에서 리그 역전 우승을 해냈다. 한국 U-24 대표팀을 이끌고선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뤄냈다. 대전에선 팀의 첫 K리그1 파이널 A행을 일궜다. 대전에서의 도전은 계속 진행 중이기도 하다. 맡는 팀마다 성과를 내는 건 쉽지 않은 일 아닌가. 비결이 있나.
비결이 뭐가 있겠나(웃음). 내겐 행운이 따른다. 좋은 선수들과 프런트 등을 만난 덕분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지난해 파이널 라운드(B)에 돌입해서 팬들 앞에서 한 얘기가 있다. 팬들에게 “대전에서 감독 생활하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대전은 내 자부심이다. 1분 1초를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항상 지키려고 한다. 선수들은 그런 나를 믿고 잘 따라준다. 우리의 신뢰, 열정이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게 아닐까. 나는 우리가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할 게 더 많다고 본다. 꼭 그렇게 하겠다.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
Q. 황선홍 감독은 경험이 많다. 선수 시절을 빼고 감독 시절만 얘기해도 경험이 풍부하다. K리그1, 코리아컵 우승 경험에 ACLE도 치러봤다. 그런데 대전은 K리그1 파이널 A가 처음인 팀이다. 선수들은 승강제 도입 후 최고 성적을 내고 있기에 여기서 만족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지도자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선수들을 더 땀 흘리게 만들 수 있나.
그러니까... 그게 고민이다(웃음).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지도 않았다. 남은 경기를 어떻게 접근할 것이냐부터 시작이다. 우리 팀엔 (주)민규처럼 우승 경쟁을 해 본 선수가 적다.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 우리를 추격하는 팀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올라서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 우린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다. 더 가다듬어야 한다.
Q. 팀이 꾸준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가.
시스템이다. 선수 구성이 지난해나 올해나 여름을 기점으로 크게 바뀌었다. 새로운 선수들의 스타일, 성향 등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했다. 지난해 여름이나 올여름이나 변화가 불가피했다. 새로운 걸 시도해야 했다. 이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더 큰 변화는 쉽지 않다. 이 안에서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서 단단해질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우리만의 색깔로 1년을 나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Q. 명절엔 좀 쉬었나.
내 인생에서 명절이나 생일 같은 걸 챙겨본 적이 없는 듯하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나는 지금도 축구가 아주 좋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한다. 나를 믿어주는 구단, 선수들, 프런트 등 모두를 위해서 잘해야 한다.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몰두하겠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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