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韓 외환시장 안정, 美에도 이익"…공감대 형성
"통화스와프는 원오브뎀"…APEC 전 타결 '속도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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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가 G20재무장관회의를 계기로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양자 간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기재부 제공) |
(워싱턴DC·서울=뉴스1) 이강 이철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對)미 투자액을 미국 측이 '선불'로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측의) 3500억 달러 업프런트(선불 지급) 요구에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며, 미국이 선불 요구에서 한발 물러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미국이) 그 부분을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구 부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대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베선트 장관은 한국 외환시장과 외환보유액 상황 등을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 확보가 한국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선트 장관은 한국 외환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미국이 할 수 있는 협력이나 한국과의 지원에 관심을 갖고 있고, 우리와 소통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회동이 공식 양자회담 형식은 아니었지만 서서 한참 이야기할 정도로 긴 대화였다"며 "외환시장 안정은 한·미 모두의 이익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 조성 협상과 관련해 협상 초기와 달리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의 한국 외환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트닉 장관도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계속 설명하고, 베선트 장관을 통해 전달하면서 이해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러트닉 장관도 인식이 높아져 진전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그 부분을 이해하고 있으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좀 좋을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굿 사인(좋은 신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처음에는 3500억 달러를 한꺼번에 내라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베선트가 이해하고 있다"며 "베선트 장관을 통해 미국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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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기재부 제공) 2025.10.17/뉴스1 |
구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요구' 발언과 관련해 "그게 전략인지 진심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두 장관(베선트, 러트닉)을 통해 계속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 부총리는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화스와프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처럼 보는 건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관세 협상의 본체는 러트닉 장관과 진행 중이고, 협상 결과에 따라 외환 소요가 달라질 수 있다"며 "필요한 외환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통화스와프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많이 할 수도, 적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가 통화스와프"라며 "지금 시점에서 스와프만 보고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요한 외환을 조달하는 방법은 통화스와프든 차입이든 통화공급 확대든 다양하다"며 "계획에 따라 조달하는 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이달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협상이 유동적이라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국익에 맞게 협상이 빨리 이뤄지면 좋다. APEC 때 타결되면 딱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관세 25% 인하 문제는 속도를 내는 게 좋기 때문에 빨리하려고 하지만, 반드시 APEC 전에 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국익에 맞고, 양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APEC 전까지 90% 정도 맞추고 정상 간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며 "계속 만나고, 총력 대응하면서 한국이 받아들일 수 있고 미국도 수용 가능한 협상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구 부총리는 최근 불안정성을 보이는 환율과 관련해 "관세 협상이 빨리 타결되면 무조건 환율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김정관 장관과 김용범 정책실장은 미국 관리예산국(OMB)을 방문해 미국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MASGA)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구 부총리는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이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산업부에서 OMB가 마스가를 할 때 관련이 있어 (OMB에)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제가 가서 특별하게 할 게 없다고 생각해, IMFC 회의 참석을 위해 저는 안 갔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현재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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