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연금 개혁 연기' 제안 통했다…프랑스 총리, 2차례 불신임 투표서 생존

머니투데이 정혜인기자
원문보기

'연금 개혁 연기' 제안 통했다…프랑스 총리, 2차례 불신임 투표서 생존

서울맑음 / 6.7 °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회에서 내각 불신임 투표 표결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회에서 내각 불신임 투표 표결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의회의 2차례 불신임 투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르코르뉘 총리가 불신임 투표 전 논란이 된 연금 개편안은 2027년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 보류하겠다고 제안하며 사회당을 설득한 것이 생존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16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의회에서 좌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제출한 르코르뉘 총리 불신임안 표결은 찬성표 217표로 과반인 289표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이어 극우 정당 국민연합(NR)이 제출한 2번째 불신임안에 대한 투표도 찬성표 144표로 부결됐다.

만약 이들 정당이 제출한 두 불신임안 중 하나라도 통과하면 르코르뉘 총리는 내각 장관들과 함께 즉시 사임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조기 총선 실시 압박에 직면하게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불신임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르코르위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로이터는 "르코르뉘 총리가 연금 개혁안을 2027년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 '동결'하겠다고 제안하며 사회당을 설득했고, 이는 심각하게 분열한 하원 내에서 가까스로 정부의 생명줄을 이어가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신은 "불신임안 부결에도 이번 표결은 마크롱 행정부가 그의 마지막 임기 중반에 얼마나 취약한 지지 기반에 놓여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 사례"라고 짚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신화=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신화=뉴시스



마크롱 2기 행정부의 5번째 총리로 임명된 르코르뉘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맞이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으로 취임 27일 만인 지난 6일 전격 사임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나흘 만에 다시 총리로 임명했고, 야당은 그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로이터는 "르코르뉘 총리는 연금 개혁안 보류 제안으로 정치 생명줄을 연장하게 됐다. 하지만 그는 2026년 예산안 통과를 위한 의회 내 고달픈 협상을 앞두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언제든지 불신임당할 수 있다"고 짚었다.

르코르뉘 총리는 지난 14일 의회 연설을 통해 연금 개혁안을 다음 대선까지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정년퇴직 연령 연장 등 연금제도 개편의 공을 차기 집권 정부에 넘기겠다는 선언이었다. 연금 개혁안은 마크롱 대통령의 간판 정책이다. 마크롱 정부의 연금 개혁안은 법정 정년을 2030년까지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EU(유럽연합) 회원국들과의 수준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프랑스 내에선 좌파가 '국가적 성취'로 여기는 복지 혜택을 약화하는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 마크롱 정부는 노동계와 야권의 반발에도 연금 개혁을 강행했다가 대규모 시위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