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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반정부 시위가 ‘군정 수립’으로···‘도피’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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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반정부 시위가 ‘군정 수립’으로···‘도피’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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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리아니리나 대령 “우리가 권력 가져”
헌법 효력·헌재 권한 정지, 군인 의회 구성
2년 안에 개헌 국민투표·선거 실시 등 약속
14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 있는 대통령궁 앞에서 육군인사행정센터(CAPSAT) 지휘관인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가운데)이 자신들이 권력을 가졌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 있는 대통령궁 앞에서 육군인사행정센터(CAPSAT) 지휘관인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가운데)이 자신들이 권력을 가졌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 군사 정부가 들어섰다. 지난달 시작된 Z세대 중심 반정부 시위에 군이 합류하며 커진 쿠데타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재집권 6년 만에 축출됐다.

AP통신은 15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육군인사행정센터(CAPSAT) 지휘관인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이 전날 수도 안타나나리보에 있는 대통령궁 앞에서 “우리가 권력을 가졌다”며 군정 수립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취재진과 만나 헌법의 효력과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정지하고 군·헌병대 소속 장교들로 구성된 의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2년 안에 새로운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투표와 이에 따른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문민정부를 신속하게 구성할 신임 총리도 임명하겠다고 했다.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실은 즉각 성명을 내고 “(군부 발표는) 불법적인 선언이자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날 앞서 마다가스타르 하원은 전체 의원 163명 중 130명의 찬성으로 라조엘리나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전날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자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날 SNS에 하원 해산 포고령을 발표했다. 그러나 야당 지도자인 시테니 랜드리아나솔로니아코 의회 부의장은 “의회 의장과 사전 협의 없이 내려진 의회 해산령은 무효”라며 탄핵안 표결을 강행했다.

권한이 정지된 헌법재판소는 이날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을 새 대통령으로 초대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에게 국가원수로서 60일 이내 새 선거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달 25~26일 잦은 단전·단수에 항의하는 Z세대 중심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내각을 해산하는 등 진압에 나섰지만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지난 11일 CAPSAT가 정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며 군부에 의한 정부 전복 우려가 커졌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지난 13일 신변 안전을 이유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전 대통령을 축출한 2009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던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군부를 등에 업고 35세 나이로 최연소 임시 정부 수반이 됐다. 이후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이듬해 대통령에 오른 그는 재집권 6년 만에 축출됐다.


☞ 군부도 등 돌리자 사퇴는 거부하고 도망간 마다가스카르 대통령···하원 해산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141841001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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