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인구 3000만 중 4분의 3이 빈곤층…만성적인 전력난, 수도난에 Z세대 들고일어나
안드리 마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로이터=뉴스1 |
반(反)부패, 개혁을 주장하는 Z세대 시위에 군대가 가담하자 해외 도피한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이 탄핵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하원은 이날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찬성 130표, 무효 1표로 통과시켰다.
현재 마다가스카르는 군부가 장악했다. 군부는 하원을 제외한 모든 정부기관을 해산 중이라고 발표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의회의 탄핵소추는 위헌이며 무효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엘리나 전날 페이스북을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군인과 정치인들이 나를 암살하려 한다"며 해외 도피 사실을 알렸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출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다가스카르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고 현재도 프랑스 영향권에 놓여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그가 두바이로 피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해외 도피를 도왔다는 보도에 관해 "프랑스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마다가스카르의 헌정 질서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다가스카르 젊은이들의 불만을 이해하지만, 군부가 이러한 불만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마다가스카르는 만성적으로 전력난, 수도난을 겪는 국가다. 경제난도 심각한데, 마다가스카르 인구 3000만명 중 4분의 3이 빈곤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경제 발전을 약속했지만 마다가스카르는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25일 마다가스카르 청년들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이는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비판하는 시위로 확대됐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난 11일에는 육군 행정·기술 핵심 장교 부대인 캡사트(CAPSAT)가 '발포 명령 거부'를 선언하고 군 지휘권을 장악한 뒤 시위에 합류했다. 캡사트는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2009년 쿠데타로 집권했을 당시 그를 지지해 정권 교체를 도운 군부 핵심 세력이다.
최근 네팔을 시작으로 페루, 마다가스카르, 모로코 등 전세계에서 Z세대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이중 시위로 정부가 붕괴한 것은 마다가스카르가 네팔에 이어 두 번째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