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 선거 경쟁 후보들에게 장관직 배분
새 방위장관에 고이즈미 기용 방안 검토
모테기, 과거 한국에 강경 발언으로 논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기도 전에 총재 선거에서 경쟁한 후보들에게 주요 장관 자리를 나눠줄 계획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당내 화합 취지지만, 총리 지명 자체가 불투명한데 자리 나누기부터 하는 셈이다.
게다가 과거 외무장관을 지내며 한국에 강경 발언을 쏟아낸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다시 외무장관으로 기용할 것으로 보도돼, 한일 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오는 21일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될 경우 함께 총재 선거에서 뛰었던 후보들을 내각에 기용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구체적으로 신임 방위장관과 총무장관에는 각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외무장관에는 모테기 전 간사장을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 사람 모두 지난 4일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와 경쟁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은 이미 당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에 임명됐다. 요미우리는 "(총재 선거에서 뛴) 모든 후보를 요직에 취임시켜 당 전체가 하나가 되는 체제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재의 내각 구상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총리 지명 투표 통과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내각제인 일본에선 보통 중의원(하원) 원내 1당 대표가 국회 총리 지명 투표를 통해 총리로 선출된다. 현재 원내 1당은 자민당이지만, 여소야대 정국이라 야권이 합심할 경우 정권이 교체될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 10일 1999년부터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연대해 온 공명당이 '다카이치 체제에선 함께할 수 없다'며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다카이치 총재 입장에선 내각 구상보다 새 연정 파트너를 찾는 게 시급한 일이 됐다.
새 방위장관에 고이즈미 기용 방안 검토
모테기, 과거 한국에 강경 발언으로 논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당 자민당 총재가 10일 도쿄 당사에서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와의 회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지지·EPA 연합뉴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기도 전에 총재 선거에서 경쟁한 후보들에게 주요 장관 자리를 나눠줄 계획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당내 화합 취지지만, 총리 지명 자체가 불투명한데 자리 나누기부터 하는 셈이다.
게다가 과거 외무장관을 지내며 한국에 강경 발언을 쏟아낸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다시 외무장관으로 기용할 것으로 보도돼, 한일 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오는 21일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될 경우 함께 총재 선거에서 뛰었던 후보들을 내각에 기용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구체적으로 신임 방위장관과 총무장관에는 각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외무장관에는 모테기 전 간사장을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 사람 모두 지난 4일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와 경쟁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은 이미 당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에 임명됐다. 요미우리는 "(총재 선거에서 뛴) 모든 후보를 요직에 취임시켜 당 전체가 하나가 되는 체제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사나에(오른쪽 두 번째)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4일 도쿄 당사에서 열린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뒤 이시바 시게루(왼쪽 두 번째) 총리와 함께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도쿄=EPA 연합뉴스 |
그러나 다카이치 총재의 내각 구상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총리 지명 투표 통과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내각제인 일본에선 보통 중의원(하원) 원내 1당 대표가 국회 총리 지명 투표를 통해 총리로 선출된다. 현재 원내 1당은 자민당이지만, 여소야대 정국이라 야권이 합심할 경우 정권이 교체될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 10일 1999년부터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연대해 온 공명당이 '다카이치 체제에선 함께할 수 없다'며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다카이치 총재 입장에선 내각 구상보다 새 연정 파트너를 찾는 게 시급한 일이 됐다.
다카이치 총재가 가까스로 총리가 돼 검토대로 내각을 꾸려도 문제다. "한국에 할 말은 하겠다"며 협력 강화보다 긴장 관계를 택한 모테기 전 간사장이 외무장관에 다시 기용될 수 있어서다. 그는 한일관계가 극히 경색됐던 2019~2021년 외무장관을 맡은 바 있다. 2021년 5월 국회에서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의해 골포스트(골대)가 움직여지는 상황이 늘 벌어진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같은 해 1월 강창일 주일 대사가 부임했을 때는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명한 대법원 판결 등에 대한 해법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장기간 만나지 않았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