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오리무중…"두바이 간 듯"
군부대 시위대 합류…군부 장악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이 젊은 층이 주도하는 반(反)정부 시위에 군이 가담하자 피신해 종적을 감췄다. 네팔에 이어 마다가스카르에서도 'Z세대 시위'로 정권이 붕괴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으로 중계한 대국민 연설에서 "군인과 정치인들이 나를 암살할 계획을 세웠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주장하며 "마다가스카르가 파괴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당초 이날 오후 7시 연설을 예고했지만, 무장 군인들이 국영TV 건물을 장악하면서 연설이 1시간 30분 연기됐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연설이 생방송이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군부대 시위대 합류…군부 장악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열린 국가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안타나나리보=AP 연합뉴스 |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이 젊은 층이 주도하는 반(反)정부 시위에 군이 가담하자 피신해 종적을 감췄다. 네팔에 이어 마다가스카르에서도 'Z세대 시위'로 정권이 붕괴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으로 중계한 대국민 연설에서 "군인과 정치인들이 나를 암살할 계획을 세웠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주장하며 "마다가스카르가 파괴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당초 이날 오후 7시 연설을 예고했지만, 무장 군인들이 국영TV 건물을 장악하면서 연설이 1시간 30분 연기됐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연설이 생방송이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구체적인 행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군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그가 12일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이동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방송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출국을 승인했을 것이라며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전날 군용기를 타고 마다가스카르 인근 프랑스령 레위니옹섬으로 갔다가 두바이로 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13일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한 시민이 페이스북을 통해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의 연설을 시청하고 있다. 안타나나리보=AFP 연합뉴스 |
만성적인 전력·수도난을 겪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에는 지난달 25일부터 청년층을 중심으로 단수 및 정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이후 정부의 부패와 빈곤 등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유엔은 유혈 사태로 지금까지 최소 22명이 사망했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지만, 정부는 사망자 수가 12명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1일에는 육군 행정·기술 장교로 구성된 군 정예부대 캡사트(CAPSAT)가 "발포 명령을 거부하겠다"며 시위대에 합류했고, 현재는 사실상 군부를 장악한 상태다. 캡사트 부대는 2009년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을 때는 그를 지원했다. 이에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군이 쿠데타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다가스카르 야당은 대통령 탄핵을 계획하고 있다고 BBC에 전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네팔, 모로코, 페루, 마다가스카르, 파라과이 등 전 세계적으로 Z세대가 주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이 중 시위로 정부가 붕괴된 것은 마다가스카르가 네팔에 이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달 30일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만성적인 전기·수도 공급 중단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안타나나리보=AP 뉴시스 |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