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재임명' 佛총리, 두번째 내각 구성…이번엔 예산 통과될까

이데일리 김윤지
원문보기

'재임명' 佛총리, 두번째 내각 구성…이번엔 예산 통과될까

서울맑음 / 6.7 °
재무·외무 등 그대로…내무 장관은 교체
"임무 기반 정부 임명, '정부 이익' 최우선"
르펜 “불신임안 제출할것” 등 압박 여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 2기 정부가 12일(현지시간) 새로운 내각 구성을 신속하게 마무리했다. 최근 사임 나흘 만에 총리로 재임명된 르코르뉘 총리는 쇄신과 다양성의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핵심 보직 대부분이 기존 인선 그대로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사진=AFP)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사진=AFP)


엘리제궁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르코르뉘 총리가 제출한 내각 명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헌법상 시한을 맞추려면 예산안이 15일까지 준비돼야 한다며, 내각 구성이 예산안 제출의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로 임명된 장관들과 오는 14일 첫 국무회의를 열 예정이다.

르코르뉘 2기 내각은 장·차관급 총 34명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인 롤랑 레스퀴르 전 산업장관이 재무장관으로 재임명됐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 장 노엘 바로 외무장관, 라시다 다티 문화장관, 필리프 타바로 교통장관, 아니 제네바르 농업장관 등도 유임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내무장관이다. 프랑스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 장관엔 로랑 누네즈 파리경찰청장이 기용됐다. 누네즈는 프랑스 엘리트 관료 양성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으로, 국내정보국(DGSI) 수장을 비롯해 프랑스 안보기관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지난해 올림픽 기간 동안 파리의 치안을 책임졌다.

법무부·교육부에서 고위직을 두루 맡았던 에두아르 제프레이가 교육장관으로 발탁됐다. 국방장관 자리에는 중도우파 베테랑 정치인인 카트린 보트랑이 임명됐다.

르코르뉘 총리의 두 번째 내각이 예산안 통과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프랑스 소수 정부들은 재정 적자 개선을 위해 긴축 예산안을 추진했지만 이것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프랑스는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르코르뉘 총리는 내각 발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연말 이전에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임무 기반 정부가 임명됐다”며 “개인적, 당파적 이익을 제쳐두고 이 정부에 헌신하는 이들에게 감사드린다. 중요한 것은 단 한 가지, 즉 ‘정부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프랑스 주간지 ‘라 트리뷴 디망쉬’와의 인터뷰에서 “조건이 다시 충족되지 않는다면 떠날 것이다. 무조건 끌려가는 식으로는 하지 않겠다”며 다시 사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이번 새로운 내각 구성에 대해 “우리가 주장해온 바와 같이 정부는 RN과 그 동맹에 의해 불신임당할 것”이라며 “우리는 내일 바로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프랑스 국민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새로운 다수파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의회 해산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도 정부 불신임과 마크롱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했다.

온건 좌파 성향인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엑스에 “노코멘트”라는 글을 남겼다. 녹색당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도 “오늘 밤은 논평하지 않겠다. 모두 내 생각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