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엔 EV 기술 워크숍 가보니]
기존 카이엔보다 50% 커진 화면
'왕좌' 상징하는 손목 받침대까지
"패션산업서 인테리어 아이디어 얻어"
LG엔솔 배터리 "600㎞ 이상 주행"
충전 시범 "충전기 밟아도 끄떡없다"
포르쉐가 카이엔을 세상에 처음 공개했던 2002년(한국은 2003년 출시). '포르쉐답지 않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스포츠카의 대명사'란 전통을 깼다는 이유였다. 최근 국내에 발간된 랜디 레핑웰의 '포르쉐 75년'이란 책에는 포르쉐의 카이엔 제작이 당시 '이단 행위'로 취급받았다는 대목까지 나온다.
하지만 포르쉐는 꿈쩍도 안 했다. "카이엔은 그냥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아니다. 포르쉐 SUV다. 우린 분명 다르다"라며 밀고 나갔다. 그리고 카이엔은 현재 포르쉐 모델 중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9월 24일 독일 라이프치히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PEC). 카이엔 일렉트릭 출시를 앞두고 열린 기술 워크숍에서 마티아스 레데러 품질 검증 및 확인 부문 총괄 사장은 카이엔이 세상에 나왔던 20여 년 전이 떠오른다며 이 전기차를 이렇게 소개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그냥 전기차가 아닌, 포르쉐 전기차입니다. 단순한 신형 모델이 아니죠. 이동을 위한 새로운 사고 방식이자 포르쉐 그 자체입니다."
기존 카이엔보다 50% 커진 화면
'왕좌' 상징하는 손목 받침대까지
"패션산업서 인테리어 아이디어 얻어"
LG엔솔 배터리 "600㎞ 이상 주행"
충전 시범 "충전기 밟아도 끄떡없다"
카이엔 일렉트릭.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품고 무선 충전의 시대를 연다. 포르쉐 제공 |
포르쉐가 카이엔을 세상에 처음 공개했던 2002년(한국은 2003년 출시). '포르쉐답지 않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스포츠카의 대명사'란 전통을 깼다는 이유였다. 최근 국내에 발간된 랜디 레핑웰의 '포르쉐 75년'이란 책에는 포르쉐의 카이엔 제작이 당시 '이단 행위'로 취급받았다는 대목까지 나온다.
하지만 포르쉐는 꿈쩍도 안 했다. "카이엔은 그냥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아니다. 포르쉐 SUV다. 우린 분명 다르다"라며 밀고 나갔다. 그리고 카이엔은 현재 포르쉐 모델 중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선 사로잡는 곡선의 향연
카이엔 일렉트릭이 독일 라이프치히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PEC) 앞을 내달리고 있다. 포르쉐 제공 |
9월 24일 독일 라이프치히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PEC). 카이엔 일렉트릭 출시를 앞두고 열린 기술 워크숍에서 마티아스 레데러 품질 검증 및 확인 부문 총괄 사장은 카이엔이 세상에 나왔던 20여 년 전이 떠오른다며 이 전기차를 이렇게 소개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그냥 전기차가 아닌, 포르쉐 전기차입니다. 단순한 신형 모델이 아니죠. 이동을 위한 새로운 사고 방식이자 포르쉐 그 자체입니다."
포르쉐는 이날 워크숍에서 전기차로 귀환한 카이엔의 디자인과 기술을 빠짐없이 공개했다. 차 문을 열자 거대한 폴더폰 같은 느낌을 주는 중앙 디스플레이에 일단 눈길이 갔다. 포르쉐는 기존 카이엔 대비 50% 커진 디스플레이를 카이엔 일렉트릭에 설치했다. 포르쉐 역사상 가장 큰 사이즈라고 한다. 디스플레이는 평면 대신 곡선(Flow Display)을, 수평보다는 수직을 택했다. 구부러진 곡선의 화면을 따라 내려오면 센터 콘솔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다.
카이엔 일렉트릭 실내. 곡선형 디스플레이, 화면 아랫부분에는 '페리 패드(Ferry Pad)'라 불리는 손목 받침대가 있다. 포르쉐 제공 |
화면 맨 아랫부분에는 '페리 패드(Ferry Pad)'라 불리는 손목 받침대가 있다. 마르쿠스 아우어바흐 인테리어 디자인 책임자는 "왕좌에 앉아 손목을 걸친 권력자의 자세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나만의 포르쉐'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제공되는 인테리어 색상 조합만 열세 가지에 달한다. 아우어바흐는 "인테리어 색감은 유행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하는 패션 산업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했다. 포르쉐가 시트에 가죽 대신 활용하는 '페피타(Pepita)' 패턴만 해도 명품 업체 샤넬의 체크 무늬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가온 무선 충전의 시대
카이엔 일렉트릭 내부. 포르쉐 제공 |
카이엔 일렉트릭의 심장인 배터리를 들여다볼 시간이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선택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고전압 배터리다. 6개 모듈과 셀 192개를 갖춘 리튬이온 배터리를 담았다. 에너지 용량은 총 113킬로와트시(㎾h)로, 600㎞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초급속 충전 능력도 부족함이 없다. 직류(DC) 충전 속도는 최대 400㎾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포르쉐는 "무선 충전의 시대까지 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스마트폰을 충전 거치대에 두는 것처럼 카이엔 일렉트릭도 그렇게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바닥에 설치하는 길이 117㎝, 너비 78㎝, 높이 6㎝의 무선 충전 바닥 판(플로어 플레이트)으로 11㎾ 충전 출력을 완성차 제조업체 최초로 선보인다.
실외 주차장에서 무선 충전을 시도하는 카이엔 일렉트릭에 실제로 타봤다. 원리는 단순하다. 주차장에 들어선 뒤→ 플로어 플레이트 위 지정된 위치에 차를 세우기만 하면 된다. 주차 브레이크가 작동되면 별도 조작 없이 자동 충전이다.
충전 중 플로어 플레이트 위 이물질이 감지된다면 어떨까? 따뜻한 곳을 찾아 다니는 길고양이가 플레이트 위를 지나가기라도 한다면? 충전은 즉시 중단된다. 금속 물체 등이 떨어져 과열 시에도 충전은 자동으로 멈춘다. 이날 시범을 보여주던 운전자가 내려 차 밑 플로어 플레이트로 발을 들이밀어 봤다. 충전이 중단됐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주차를 잘못해 차가 플로어 플레이트 위를 밟아도 끄떡없다고 한다. 막시밀리안 뮐러 카이엔 에너지 시스템 매니저는 "2.5톤짜리 카이엔 일렉트릭이 밟고 지나가도 무선 충전 플레이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올해 말 유럽을 시작으로 2026년 한국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라이프치히(독일)=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