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9일 기준(우리은행은 2일) 골드뱅킹 잔액은 1조5130억원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골드뱅킹은 금을 0.0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은행 계좌다. 사진은 12일 인천 중구 한국금거래소 영종도점에 전시된 골드바. [연합뉴스] |
국내 은행에서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계좌인 ‘골드 뱅킹’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9일(우리은행은 2일) 기준 1조5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1조4171억원)보다 959억원 증가했는데, 지난 3~9일이 연휴였던 점을 고려하면 2영업일 만에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말(7822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불었다.
골드바 판매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약 450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1654억원)의 3배에 맞먹는 규모다. 이달 들어 1일과 2일 단 2영업일에만 골드바 134억8700만원어치가 팔렸다.
골드바 품귀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실버바에도 투자 수요가 몰렸다. 실버바를 취급하는 4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의 지난달 판매액은 42억7000만원으로 처음으로 40억원대를 넘겼다. 이달 들어 이틀 만에 20억2000만원어치가 팔렸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8억원)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실버바 누적 판매액도 104억5900만원으로, 지난해의 13배를 넘는다.
금·은 수요는 지난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뒤 꾸준히 상승세다. 미·중 갈등, 미 정부 셧다운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포모(FOMO)’ 현상까지 겹치며 수요가 급증했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불어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회피 차원으로 투자하는 상황”이라며 “금·은도 변동성이 커 무리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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