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단독] 한중FTA가 ‘중국산 독’ 풀었나…피해기업지원 절반이 대중사업

매일경제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원문보기

[단독] 한중FTA가 ‘중국산 독’ 풀었나…피해기업지원 절반이 대중사업

서울맑음 / 14.3 °
박상웅 의원, 통상변화대응 융자 분석
中관련 지원비중 7년새 28% → 46%
양국FTA 10년간 내수업체 피해 커져


[사진 출처=연합뉴스]

[사진 출처=연합뉴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국의 저가 제품이 국내에 물밀듯이 유입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국을 둘러싼 산업 환경이 바뀐 만큼 새 교역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한중 FTA를 이유로 지급된 ‘통상변화대응 융자 사업’ 지원액은 전체 지원액의 46%에 달한다. 공단은 FTA와 같은 통상조약으로 실적에 영향을 받은 중소기업에 연 2%의 저리로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중 중국이 대상으로 지목돼 집행된 융자금이 전체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셈이다. 이 비율은 한중 FTA가 체결된 2015년에는 0이었다가 2018년 28%, 2022년 44%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FTA로 인한 매출 감소액도 중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지난 8월까지 공단이 FTA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인정한 액수는 중국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966억원으로, 전체 3314억원 중 29%를 차지했다. 미국, 인도, 아세안, 튀르키예 등 10개 지역 중 전체 1위였다.

(서울=뉴스1) = 권혜진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이 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담 펜 영국 기업통상부 부국장을 비롯한 양국 정부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영국 자유무역협정(FTA)5차 개선협상’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7/뉴스1

(서울=뉴스1) = 권혜진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이 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담 펜 영국 기업통상부 부국장을 비롯한 양국 정부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영국 자유무역협정(FTA)5차 개선협상’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7/뉴스1


박 의원실에 따르면 한중 FTA 피해는 대부분 수출기업이 아닌 내수 중심 제조 업체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전자부품, 차량용 부품, 기계장비, 생활소비재 등 국내 제조 산업에 피해가 집중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한국과 중국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한 반면 FTA로 대표되는 무역 체제는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란 분석. 박승찬 용인대 국제교류교육원 원장은 “2015년 처음 체결된 1차 한중 FTA는 소재, 부품, 장비 등 제품 위주였는데, 이는 한국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낮아진 무역장벽이 오히려 국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양국 간 달라진 무역 환경을 반영한 ‘한중 FTA 2.0’을 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 등 서비스, 친환경 기술 분야처럼 한국이 중국을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웅 의원은 “한중 FTA 체결 이후 중국산 저가 제품의 급격한 유입으로 중소기업 피해가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중국과의 교역 구조를 면밀하게 재점검하고, 중국에게만 실질적 혜택이 집중되고 있는 불균형적 ‘한중 FTA’에 대한 재협상 요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