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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이스피싱 기본' 된 대포통장·대포폰…5년간 30만건 넘게 적발

머니투데이 박상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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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이스피싱 기본' 된 대포통장·대포폰…5년간 30만건 넘게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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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최근 5년 동안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다 경찰에 적발된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 제3자 명의도용 물품이 30만 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발된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 명의도용 물품은 총 30만3282개에 달했다. 대포통장은 5년간 총 5만491개, 대포폰은 25만2791개가 적발됐다.

대포통장 검거 건수는 작년을 제외하고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여왔다. 2021년 6224건이었던 대포통장 검거 건수는 2023년 7400건으로 1200건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검거된 대포통장도 5686건으로 이미 작년 수준(5347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조직은 최근 이러한 대포통장을 도박사이트의 자금 세탁 통로로 제공해 결제 사기 등으로 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이스피싱에 활용되는 대포폰은 매년 4000건 넘게 검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은 불법 수집한 외국인 여권 등을 활용해 대포폰을 개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령층이나 저소득층을 유인해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칩을 개통하게 한 뒤 명의자 동의 없이 소액 결제 등에 이용하는 방식으로도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의 경우 이같은 방식으로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다 적발된 대포폰만 9만7399개에 달했다.

이같은 제3자 명의도용 범죄로 경찰에 검거된 인원은 5년간 5만6466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구속된 인원은 1174명으로 전체 검거 인원의 2.0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관련 대포물건 검거 건수 및 인원 현황/그래픽=김현정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관련 대포물건 검거 건수 및 인원 현황/그래픽=김현정



한편 최근 해외 보이스피싱 범죄 거점이 중국에서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검거한 대포물품 명의 제공자의 국적별 현황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실은 경찰에 검거된 대포통장·대포폰에 명의를 제공한 이들의 국적과 연령대 현황을 요청했지만, 경찰로부터 이같은 통계 자료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경찰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사 협조 요청을 받은 건수 및 결과 데이터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은 "대포통장과 대포폰은 이제 보이스피싱의 기본 도구가 됐다"며 "자금세탁, 불법도박 등으로 확산되는 만큼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공조를 강화해 근절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 의원은 "AI(인공지능)·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명의도용 수법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명의도용 범죄에 대해선 엄정한 수사와 처벌, 금융권의 사전 차단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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