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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과학영재 학생 배신?” 국가장학금 빼먹고, ‘의대’로 튀었다

헤럴드경제 구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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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과학영재 학생 배신?” 국가장학금 빼먹고, ‘의대’로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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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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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 이공계 학생들도 의대를 가기 위해 자퇴를 하고 재수, 삼수, 자퇴 후 재입시를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국가 장학금까지 받은 우수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이탈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 미래를 책임져야할 이공계 우수 인재들의 의과대학 쏠림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부의 과학장학금을 지원받은 학생 중 316명이 의학계열 등 이공계 이외의 분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장학금 수혜 후 과정 중도 포기 또는 졸업 후 비이공계 종사로 장학금 환수 대상자로 분류됐다.

또 정부가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한 4개 과학기술원 계약학과의 운영 현황도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밝혀졌다.

2023년부터 KAIST, GIST, DGIST, UNIST 등에서 개설된 반도체 계약학과는 입학생 규모가 매년 늘고 있으나, 중도탈락률이 최대 10%를 넘는 곳도 존재했다. 현재까지 졸업생이 없어 취업 현황 자료는 없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반도체 인재양성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AI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간 규모는 더욱 심각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보고서 2025’ 내용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인공지능(AI) 분야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간 규모는 인구 1만 명당 0.36명 수준이었으며, 이는 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AI 인재 순유출입은 2020년 +0.23명(14위), 2021년 +0.02명(24위)에서 2022년 –0.04명(27위)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2023년 –0.03명(34위), 2024년 –0.36명(35위)로 갈수록 유출 규모를 키워왔다.


이상휘 의원은 “국가가 어렵게 키운 과학인재가 의대 등 다른 분야로 문을 두드리고, 반도체 학과 학생들이 중도 포기하는 현실은 두뇌 엑소더스의 전조”라며 “국내 AI 인재 유출 대응과 인재 양성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단순히 숫자 채우기식 인재양성이 아니라, 현장과 연계된 실질적인 지원과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하고 고급인재 유입을 촉진할 정책을 세워야 한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