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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집트서 ‘가자평화 정상회의’···하마스 “무장해제 거부” 대원 소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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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집트서 ‘가자평화 정상회의’···하마스 “무장해제 거부” 대원 소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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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 참여
1단계 휴전 합의 서명식 예정
하마스 “무장해제 거부” 2단계 협상 난망
피란민 50만명 잔해로 가득한 가자시티 귀환
11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사이로 귀환한 피란민들이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사이로 귀환한 피란민들이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오후 20여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담을 열고 휴전 합의에 대한 서명식을 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인 이날 오전부터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홍해 휴양지인 샤름엘셰이크에서 양국 정상이 주재하는 가자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가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중동지역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며 안보와 안정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것”이라며 “20여개국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서명식 초청을 수락했다고 독일 매체들이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참석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마스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미국이 중재한 가자 휴전 합의에 대한 서명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위트코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 광장에서 재러드 쿠슈너와 이방카 트럼프의 옆에서 ‘인질 광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티브 위트코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 광장에서 재러드 쿠슈너와 이방카 트럼프의 옆에서 ‘인질 광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0일 발효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에 따른 1단계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13일 오전부터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시작할 것이라고 하마스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합의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정오까지 생존 인질 20명을 포함한 인질 47명을 모두 이스라엘에 인도해야 한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25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이 구금한 1700여명의 가자 주민을 석방할 예정이다.


휴전과 인질 석방 합의로 가자지구 분쟁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된 듯하지만,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전후 가자 통치체제 구상과 관련한 2단계 협상은 난망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관계자는 AFP에 “무장 해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무장해제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이 공세를 재개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하마스 정치국 고위 관리인 호삼 바드란은 “하마스의 무기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무기는 전체 팔레스타인의 무기”라며 “하마스와 저항세력이 보유한 무기는 팔레스타인인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라고 말했다.


바드란은 이어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떠날 가능성에 대해선 “하마스 대원이든 아니든 팔레스타인인을 자기 땅에서 추방한다는 이야기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또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한다면 “팔레스타인 인민과 지상군은 맞서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침략을 격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지역으로 복귀하고 대원 소집령을 내리는 등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 되찾기에 나섰다. BBC는 하마스가 가자시티로 복귀하고 대원 7000명을 소집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범죄자들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소집 목적을 밝혔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내부 유혈사태 우려도 제기된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인권 전문가 칼릴 아부 샴말라는 “가자지구 주민 사이에는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촬영된 드론 영상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시티에서 파괴된 건물에 둘러싸여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촬영된 드론 영상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시티에서 파괴된 건물에 둘러싸여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남부로 떠났던 가자시티 및 가자지구 북부 주민 50만명이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고 가자지구 민방위대가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마주한 것은 엄청난 규모의 파괴와 폐허뿐이었다. 귀환한 주민 마무드 알샨도길리는 “가자는 완전히 파괴됐다. 우리가 어디서 살아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엔은 9월 말 기준 가자지구 내 구조물의 83%가 파괴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6100만t의 잔해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는 에펠탑 25개 분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발라크리슈난 라자고팔 유엔 특별보고관은 가자지구의 주거지 파괴가 이스라엘이 저지른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의 핵심이라며 “주택을 파괴하고 해당 지역을 사람들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집단학살 행위의 주요 방법 중 하나”라며 “회복 과정은 여러 세대가 걸릴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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