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610선으로 상승 마감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3549.21)보다 61.39포인트(1.73%) 오른 3610.60,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54.25)보다 5.24포인트(0.61%) 상승한 859.49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410원을 돌파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
사상 최고치를 연거푸 경신하면서 상승랠리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커다란 장애물을 만났다.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하면서 그간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어 왔던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29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간 코스피종합지수는 전주(3386.05) 대비 224.55포인트(6.63%) 오른 3610.60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3600대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5조509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각각 5조4294억원, 1886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지난달 26일(835.19) 대비 24.3포인트(2.9%) 오른 859.49에 마감했다.
지수 비중이 높은 대형 반도체주들이 랠리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6.07% 오른 9만44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8.22% 오른 42만8000원을 기록하며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웠다.
코스피지수 추이-1012/그래픽=김현정 |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0일까지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조3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 규모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51.85%로 지난해 11월14일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로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 가능성이 예상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재에 맞서 중국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나스닥은 3.6% 급락했다. S&P500도 2.71%, 다우존스30 지수도 1.9% 하락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증시를 추종하는 대표 ETF(상장지수펀드)인 블랙록의 'iShares MSCI South Korea ETF(EWY)'도 지난 10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3.25% 하락했다.
국내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돌아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약 1조4799억원을 사들였으나, 지난 2일과 10일 이틀동안엔 약 1조3061억원어치 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무역분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주도주 위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초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당시 S&P500과 코스피 내 모든 업종이 하락했지만, S&P500에서는 테크와 산업재, 코스피는 기계·조선·방산을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했다"며 "주도주를 사는 것이 무역분쟁 여파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발표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업을 선별하되, 12개월 예상 이익이 상승하고, 영업이익률이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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