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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모두 내며 총력전을 펼친 날이었다. SSG는 2-2로 맞선 4회부터 이로운 노경은 김민이라는 필승조 카드를 모두 쏟아부으며 삼성의 득점을 막았다. 그 사이 5회 에레디아의 적시타로 1점을 내며 앞서 나갔다. 하지만 삼성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가 6회까지 3실점(2자책점)으로 잘 막았고, 이후 불펜도 SSG에 추가 득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버텼다.
삼성은 7회 불펜 첫 주자인 이승민이 대타 안상현에게 볼넷을 내주고 조형우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되자 마무리 김재윤 카드를 꺼내들어 버티기에 나섰다. 그리고 김재윤은 박성한을 삼진으로, 에레디아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진화했다. 그런데 투입 시점이 다소 빠르다는 의아함이 있었다. 실제 김재윤은 8회 1사까지 잡고 배찬승에게 바턴을 넘겼다.
만약 삼성이 2-3으로 뒤진 9회 동점을 만든다고 해도 마무리 카드를 소모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삼성도 다 생각이 있었다. 당초 3차전 선발로 예상했지만, 이날 미출전 선수로 분류되지 않은 아리엘 후라도가 불펜에 있었다. 그리고 9회 강민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자, 후라도가 등장했다. 사실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깜짝 카드였다. 3차전 선발이 예상된 선수를 지금 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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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SSG는 이로운 노경은 김민 조병현 카드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었고, 연장에 가면 문승원이 가장 믿을 만한 카드로 남아있었다. 동점 상황에서 후라도와 문승원의 새로운 선발 싸움이 시작되는 셈이었다. 박 감독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SSG도 이를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누가 볼 때는 ‘깜짝 카드’로 볼 수 있지만, SSG에는 사실 그렇지 않았다.
SSG 내부 관계자는 “경기 전부터 후라도가 (2차전에) 무조건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미 준비를 했고, 불펜 루틴에 익숙하지 않은 후라도라 한 번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봤다. 이는 현실이 됐다. 불펜에서 몸을 푸는 후라도의 모습이 양팀 더그아웃에 설치된 카메라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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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도 승부수는 이론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후라도는 9회 1사 후 김성욱에게 좌월 끝내기 솔로홈런을 맞았다. 박 감독은 이날 후라도가 공을 조금이라도 던졌기 때문에 13일 3차전이 아닌, 14일 4차전에서 대기한다고 밝혔다. 3차전은 원태인이 대기하고 있어 삼성으로서는 그렇게 구상이 크게 꼬인 건 아니다.
1승1패로 맞선 3차전에서 후라도가 더 강한 카드냐, 원태인이 더 강한 카느냐는 사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혹은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올해 상대 전적만 놓고 보면 원태인보다는 후라도가 SSG에 조금 더 강했던 것은 사실이다. SSG는 장염을 털어낸 드류 앤더슨이 대기하는 가운데, 결국 아직까지는 터지지 않고 있는 두 팀 타선 중 누가 먼저 살아나느냐가 이번 시리즈 향방을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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