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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왜 갑자기 라인업에서 사라졌나, 다 사연이 있었다… 삼성 업셋 시나리오, 이 선수 로또 제구력에 달렸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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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왜 갑자기 라인업에서 사라졌나, 다 사연이 있었다… 삼성 업셋 시나리오, 이 선수 로또 제구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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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삼성은 10일 당시 발표했던 2차전 선발 라인업에 수정이 있었다. 당초 선발 라인업에는 구자욱이 수비를 들어가고, 박병호가 선발 지명타자로 출전하기로 되어 있었다.

상대 선발이 좌완 김건우고, 박병호가 한 방에 대한 위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라인업에는 박병호의 이름이 없었다. 삼성은 이날 이재현(유격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김헌곤(좌익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이성규(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박 감독은 10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뒤, 상대 선발 김건우가 동일하게 이날 라인업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 예고했다. 그런데 11일 박병호가 제외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경기 전 트레이닝파트, 전력 분석팀과 회의가 있었다고 했다. 무릎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쓰자는 의견이 있었다. 구자욱이 지명타자로 들어가면, 1루수인 박병호는 디아즈의 부상이 아닌 이상 선발로 들어가기 어렵다.

박 감독은 “구자욱의 무릎 상태가 그런 건(안 좋은 건) 아닌데 돌다리도 두들기고 가자고 했다. 구자욱이 지금 부침이 있지만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앞으로 게임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고려해서 자욱이를 지명타자로 하자는 의견이 있어서 그렇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대타로 경기 중·후반 대기할 전망이다.


중요한 키플레이어는 이날 선발 투수다. 올 시즌 중반 대니 레예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헤르손 가라비토(30·삼성)는 매력적인 구위를 가진 선수다.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강력한 패스트볼에 여러 가지 변화구도 갖췄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가라비토는 입단 후 몇 경기는 호투를 이어 가며 좋은 활약을 했지만, 이후에는 볼넷을 남발해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볼넷만 줄이면 참 좋은 투수인데, 그 명제를 좀처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가라비토는 올해 15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했다. 하지만 볼넷이 많아 이 평균자책점에 걸맞은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가라비토는 올해 78⅓이닝을 던지면서 9이닝당 볼넷 개수가 4.25개에 이른다. 9.65개라는 높은 9이닝당 탈삼진 개수를 희석시키는 요소다. 그런 가라비토가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SS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출격한다. 이날 경기 전반적인 흐름을 가라비토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에이스인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 카드를 모두 소모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최원태가 상대 외국인 선수인 미치 화이트를 요격하는 대활약을 하면서 5-2로 이기고 기선을 제압했다. 그리고 SSG는 외국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장염 증상으로 등판이 밀리면서 신예 김건우가 2차전 선발로 나선다. 포스트시즌의 불확실성이야 잘 알려진 것이지만, 아무래도 선발 매치업 쪽은 삼성에 살짝 기우는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가라비토가 잘 던진다면 삼성이 적지에서 2승을 거두고 홈으로 돌아가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삼성은 3차전에 후라도, 4차전에 원태인이라는 팀 최고의 카드들이 대기한다. 2차전에서 이기면 플레이오프 진출의 굉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셈이다.


당초 가라비토는 여차하면 1차전에 불펜으로 나올 여지도 가지고 있었다. 1차전 당시 미출전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은 불펜 투수들의 호투 속에 가라비토를 아끼며 2차전에 올 수 있었다. 박진만 감독도 “정말 (이기는 게) 확실할 때 쓰는 계획이 있었다. 전략상 그런 상황이었다. 아끼는 게 제일 좋았다. 그전에 후라도 원태인을 다 소모한 상태였다. 최대한 아끼는 상황에서 정말 필요로 했을 때 투입할 계획이었다”라고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가라비토가 자기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던질 수만 있다면 충분히 좋은 투구를 할 것으로 본다. 박 감독은 “구위는 워낙 좋은 투수다. 자기 구위를 자신 있게 스트라이크존에 얼마나 던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 “우선 과제는 커맨드가 얼마나 받쳐주느냐다. 구위를 믿고 자신 있게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공격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느냐가 키인 것 같다”고 관건을 짚었다.

박 감독은 가라비토가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게 좋다면서도 언제든지 불펜을 총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단기전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흔들린다고 하면 언제든지 불펜 풀가동이 준비되어 있다. 어제 하루를 쉬었기 때문에 불펜에 여유가 조금 더 생긴 상황이다”이라면서 “상황이 안 되면 불펜을 빨리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타선 같은 경우는 감각이 유지되는 게 좋을 수 있지만, 투수 쪽에서는 하루 정도 쉬면 힘이 있다. 불펜 운영하기가 여유로운 장점은 있다. 장단점은 있다. 비 오면 순리대로 해야 한다. 그라운드 상태가 나쁘지 않더라. 좋은 그라운드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이날 상대 선발이자 나름 깜짝 카드라고 볼 수 있는 김건우에 대해서는 “상대를 한 번도 안 해봤던 투수가 아니라, 선발과 불펜에서 상대를 해봤다. 우리 타자들보다 김건우가 첫 포스트시즌 경기라 더 부담을 갖지 않을까. 흔들렸을 때 파고드는 전력 분석은 어느 정도 선수들이 잘 정리를 하고 준비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름 준비는 철저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상대 에이스 앤더슨의 등판 시점에 대해서는 “신경이 쓰이기보다는 어차피 한 번은 던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게 2차전이든 3차전이든 4차전이든 한 번은 상대해야 해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 팀 상황만 잘 생각하며 운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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