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인 간노 토모코 '한국 소멸의 위기' 출간
최저임금·고용허가제(EPS) 등으로 韓이 日보다 인기
최저임금·고용허가제(EPS) 등으로 韓이 日보다 인기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지난 2023년 11월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인근 과수원에서 베트남 남딘성에서 온 외국인 공공형 계절노동자들이 감귤 수확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이들은 근로자 오리엔테이션과 교육을 받은 뒤 2일부터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투입된다. (사진=제주위미농협 제공) 2023.11.01. woo1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본보다 한국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일본 주간지 슈칸분신이 10일 보도했다.
슈칸분슌은 이날 온라인판에서 일본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는 일본의 논픽션 작가이자 언론인인 간노 토모코(菅野朋子)가 출간한 '한국 소멸의 위기' 중 관련 내용을 발취해 졌다. 이 책은 인구감소를 비롯한 다양한 한국 사회 문제를 다뤘는데, 이민정책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제도와 고용허가제(EPS)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본이 아닌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기도의 한 돼지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네팔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 '아닐'(38, 가명)을 직접 인터뷰했다.
왜 한국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아닐은 “한국은 네팔인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나라다”며 “선진국이고, 월급도 좋고, 뭔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본은 선택지에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일본은 외국인 노동자와 일본인 간 임금 차이가 있어서 선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아닐은 현재 월급으로 약 220만원을 받고 있는데, 이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고소득층 의사나 엔지니어의 급여 수준에 해당한다고 한다.
일본도 2020년 4월부터 외국인 노동자에게 내국인과 같은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있지만, 한국의 최저임금(1만30원)은 2024년 평균 1055엔인 일본 최저임금보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더 높다. 또 일본은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달라 근무지에 따라 실수령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이 책은 밝혔다.
아울러 한국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해, 이를 포함하면 시급이 평균 1만1932원까지 올라가며, 이는 일본의 평균 최저임금보다 약 220엔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 아닐은 "한국의 EPS 제도가 정말 좋다"며 "민간업체가 개입하지 않고 국가 간 계약 시스템이라 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실제로 가보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급여도 잘 모른다고 들었다", "한국보다 급여가 낮고, 집세나 전기세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축을 못 한다고 일본에서 일한 네팔인 친구에게 들었다"고 한국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전했다.
EPS(Employment Permit System,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의 합법적인 한국 취업을 위해 2004년부터 시행된 제도다. 한국 정부와 노동자 출신국 정부 간의 공식 협정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민간 브로커의 개입을 배제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제도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농업, 제조업, 건설업 등 주로 인력난이 심각한 업종에 투입되며,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최저임금과 근로조건이 보장된다. 특히 주 15시간 이상 근무 시 주휴수당이 지급되는 등 제도적인 보호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이 책은 최저임금 체계 및 EPS 등을 이유로 "한국은 노동자를 파견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나라다"며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에 가는 것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반면 아닐의 고용주인 한국인 이(62, 가명)씨는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 현실에 대해 "그래서 한국에서는 고용주의 부담도 꽤 크다"고 토로했다. 그는 "먼저 외국인 노동자에게 제공할 숙소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방에 소화기가 있는지, 여성이면 문에 자물쇠가 제대로 있는지, 이런 걸 사진으로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쌀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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