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더 하라" 스승 지적에 맞받아쳐
"연구에 나쁜 자세 아냐" 인정한 스승
'무용의 유용' 강조… "기회 만들어야"
한 해 2명 이상 노벨상 배출 올해 5번째
10년 만에 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이 환호하는 가운데, 일본 언론은 수상자의 과거 이력도 상세히 전하고 있다.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특별교수의 과거 사제간 일화는 특히 일본인의 관심을 모았다. 그의 스승이 자신에게 "공부를 더 하셔야 한다"고 말한 제자를 나무라기는커녕, '당당한 연구자의 자세'라며 오히려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왔다는 것이다.
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타가와 교수의 스승인 모리시마 이사오 교토대 명예교수는 그의 당찬 태도를 과학자의 면모로 인정했다. 그는 석사과정 당시 모리시마 조교수가 "공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모리시마 교수님이야말로 공부가 부족하다"고 되받아쳤다. 하지만 모리시마는 제자의 질타에도 화내는 대신 "연구자의 당당한 태도는 오히려 큰 성장을 이루게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모리시마 명예교수가 없었다면 기타가와 교수는 평범한 직장인이 됐을지도 모른다. 대학원생이었던 기타가와 교수는 당시 일반 기업에 취업할 생각이었지만, 그가 박사과정 진학을 권유했다. 모리시마 명예교수는 요미우리에 "연구의 길을 권유한 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줘 기쁘다"고 말했다.
"연구에 나쁜 자세 아냐" 인정한 스승
'무용의 유용' 강조… "기회 만들어야"
한 해 2명 이상 노벨상 배출 올해 5번째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기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특별교수가 9일 일본 교토부 교토시 소재 교토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토=교도·AP 연합뉴스 |
10년 만에 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이 환호하는 가운데, 일본 언론은 수상자의 과거 이력도 상세히 전하고 있다.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특별교수의 과거 사제간 일화는 특히 일본인의 관심을 모았다. 그의 스승이 자신에게 "공부를 더 하셔야 한다"고 말한 제자를 나무라기는커녕, '당당한 연구자의 자세'라며 오히려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왔다는 것이다.
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타가와 교수의 스승인 모리시마 이사오 교토대 명예교수는 그의 당찬 태도를 과학자의 면모로 인정했다. 그는 석사과정 당시 모리시마 조교수가 "공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모리시마 교수님이야말로 공부가 부족하다"고 되받아쳤다. 하지만 모리시마는 제자의 질타에도 화내는 대신 "연구자의 당당한 태도는 오히려 큰 성장을 이루게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모리시마 명예교수가 없었다면 기타가와 교수는 평범한 직장인이 됐을지도 모른다. 대학원생이었던 기타가와 교수는 당시 일반 기업에 취업할 생각이었지만, 그가 박사과정 진학을 권유했다. 모리시마 명예교수는 요미우리에 "연구의 길을 권유한 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줘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특임교수가 6일 오사카부 스이타시 시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 스이타=교도·AP 연합뉴스 |
기타가와 교수는 제자들에게 '무용의 유용'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고 한다. 그의 제자인 컴퓨터그래픽 제작업체 '사이언스그래픽스'의 대표 쓰지노 다카시는 요미우리에 "기타가와 교수는 내가 교토대 학생 때 'MOF는 화학 전공자에게도 너무 어려워 실용성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하면, '겉보기엔 쓸모없이 보이지만 실제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무용의 유용이라는 게 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차세대 연구자들에게 "기회는 기도해서 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년퇴직 이후에도 (학교 측에서) 계속 연구할 수 있게 해 줬다.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타가와, 일본인 30번째 노벨상 수상자
한편 일본 사회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2명이나 나오자 환호했다. 기타가와 교수에 앞서 지난 6일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특임교수가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NHK방송은 전날 기타가와 교수 수상 속보와 함께 "기쁜 소식"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와 아사히신문은 6일에 이어 이날 저녁에도 호외를 발행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일본 학자가 한 해 2명이나 노벨상을 받은 데 대해 "독창적 발상에 의한 진리의 발견이 세계로부터 인정받아 자랑스럽다. 국민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인 개인이 노벨상을 받은 건 이번이 30번째다. 단체는 니혼히단쿄(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1곳이다. 외국 국적 취득자를 포함하면 한 해에 2명 이상의 수상자가 나온 건 올해가 5번째다. 분야별로는 물리학상 12명, 화학상 9명, 생리의학상 6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 단체 1곳 등이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