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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3실장' 릴레이 통상회의…"3500억달러 현금은 불가" 협상 '지구전' 기류

머니투데이 이원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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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3실장' 릴레이 통상회의…"3500억달러 현금은 불가" 협상 '지구전'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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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실향민 및 가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실향민 및 가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대통령실의 강훈식 비서실장·위성락 국가안보실장·김용범 정책실장 등 이른바 '3실장'이 추석 연휴 기간 '릴레이 통상회의'를 벌였다. 3500억달러(약 49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현금으로 이행하라는 미국 측 요구에 "불가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기인 오는 29일을 넘어 지구전에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훈식·위성락·김용범 실장은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상회의를 열어 대미 관세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실장급 통상회의가 진행된 것은 지난 5일과 7, 8일에 이어 이날이 네 번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이 있었다. 양측은 대미 금융 패키지 등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했고 관련 결과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며 "오늘 회의는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말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내용의 협상을 타결한 후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액 중 '직접 지분 투자'(Equity) 비율이다. 당초 대통령실은 대미 투자액 3500억달러의 대부분을 대출(Loan)과 보증(Guarantee)으로 채우고 직접 지분 투자 비율은 최대 5% 수준에서 조정할 계획이었다. 이후 미국 측이 발신한 MOU(업무협약)를 통해 양국의 상당한 이견을 확인했고 대통령실의 입장을 담은 MOU 수정안을 미국 측에 보낸 후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2025.10.01.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2025.10.01.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미국 측은 선지급 방식의 현금성 직접 지분 투자를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국의 대미투자 3500억달러와 관련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대통령실은 외환시장에 대한 충격 등을 고려해 3500억달러의 현금 투자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4163억달러(약 591조원)로 집계됐다. 미국 측이 요구하는 현금 투자 규모는 한국의 외환보유고와 단순 비교해 84% 수준이다.

대통령실이 직접 지분 투자의 필요 조건으로 현금스와프를 미국 측에 제안했으나 뚜렷한 접점은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의 환율로 필요한 만큼 돈을 교환하고 특정한 기간에 미리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뜻한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달러화를 빌려올 수 있다.

김정관 장관은 지난 6일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화스와프에 대해 "논의는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전이라기보다는 우리 외환시장이 이 딜(협상)으로 인해 받는 충격이라든지 영향에 대해서 나름대로 공감대가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인천공항=뉴스1) 김진환 기자 =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 관련 미국 방문을 마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이동하고 있다. 2025.10.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김진환 기자

(인천공항=뉴스1) 김진환 기자 =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 관련 미국 방문을 마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이동하고 있다. 2025.10.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김진환 기자



대미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대미 협상을 진행한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미국 측 요구가 과도하다는 국민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8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3500억달러 선불·현급 지급 요구에 대해 부당하다는 응답이 80.1%로 나타났다. 수용 가능하다는 응답은 12.4%였다.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시기를 넘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전인 오는 29일 방한한 후 다음달 귀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3500억달러 (대미) 현금 투자는 불가한 것"이라며 통화스와프를 전제하더라도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신중하게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한 인사는 "(3500억달러) 직접 투자는 불가능한 얘기지 않느냐"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애초부터 불가능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급적 외환보유고를 손대지 않고 양국의 민간 중심으로 협의가 되도록 (한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기업들과 손발을 맞춰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4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4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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