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도 없는 남매가 된 한바오파(왼쪽)와 한텐텐 [사진출처=SCMP] |
장애가 있는데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해 미워했던 오빠를 어머니의 유언으로 보살피게 된 중국의 한 여성이 오빠의 순수하고 진심어린 사랑에 감동한 사연이 전해졌다.
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매체 비칸에 따르면 한텐텐(26)은 7살 많은 오빠 한바오파(33)와 중국 북부 톈진의 한 농촌 가정에서 자랐다.
오빠는 출생 당시 합병증으로 뇌성마비를 앓고 있으며 걷기와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집안일은 한텐텐의 몫이었다. 부모가 좋은 음식을 한바오파에게 모두 주자 텐텐은 “오빠는 그냥 짐이 뿐”이라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오빠의 모습에 불안함을 느낀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한텐텐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5년전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기 전 한텐텐에게 오빠를 부탁했을 때도 오빠 때문에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됐다고 비난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텐텐은 일 때문에 베이징으로 이사했고, 아버지와 오빠는 톈진에 남았다. 한텐텐은 그후 오빠의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았다.
한텐텐과 한바오파 [사진출처=SCMP] |
지난 2022년 겨울 남매 사이에 전환점이 생겼다. 한텐텐은 베이징에서 독감에 걸려 사경을 헤맸다. 당시 약을 구하는 일도 어려웠다.
다급해진 한텐텐은 새벽 2시에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시간 후 바오파는 약을 구해 톈진에서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한텐텐이 머물던 기숙사로 찾아왔다.
한텐텐은 “그때 오빠가 항상 나를 사랑해 왔다는 걸 깨달았다. 서툴지만 진심 어린 방식으로”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텐텐은 중학교 때 오빠가 비를 무릅쓰고 약을 가져다주고, 마지막 버스를 놓쳐 걸어서 집으로 가던 모습도 기억했다.
지난해 7월 아버지마저 병들고 오빠가 폐질환과 싸우자, 한텐텐은 직장을 그만두고 남자친구와 함께 톈진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두 사람을 돌보고 있다.
현재 한텐텐은 소셜미디어에 오빠와의 삶을 올리고 있다. 종종 오빠와 여행하거나 나들이를 즐기기도 한다.
남매의 이야기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한 누리꾼은 “오빠는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영혼은 가장 순수하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도 “두 사람 모두 착하지만 힘드실 것”이라며 “두 사람의 앞날이 행복과 평화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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