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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 '쏠림' 심화… 非수도권 환자 2년새 11.8% 증가

파이낸셜뉴스 강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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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 '쏠림' 심화… 非수도권 환자 2년새 11.8%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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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환자들의 서울 쏠림 현상 가속화
서울 환자 대비 지방 환자 돈도 더 써
지역의 의료 인력과 부족한 인프라 탓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아산병원 전경. 서울아산병원 제공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아산병원 전경. 서울아산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 환자의 증가율이 수도권의 2.5배에 달하며, 의료 접근성 불균형이 통계로 확인됐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이 서울 주요 5개 상급종합병원(이른바 ‘빅 5 병원’)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수도권 환자 수는 2022년 71만2848명에서 지난해 79만7103명으로 1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환자는 4.7% 증가하는 데 그쳐, 지방 환자의 서울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의료 인프라 격차가 더 이상 단순한 인식 수준이 아니라, 실제 환자 이동 통계로 명확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 의원은 “서울 중심의 의료 집중이 계속된다면 지방의 필수의료 기반은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부담의 격차도 뚜렷했다. 지난해 기준 비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341만원으로, 수도권 환자 평균 255만원보다 116만원(약 51.6%) 높았다.

이는 지방에서 상경하는 환자들이 대부분 중증 질환자이거나 복합질환을 앓고 있어 고가의 정밀검사 및 장기 입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의료비뿐 아니라 교통비, 숙박비, 보호자 체류비 등 간접비용까지 감안하면 지방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서울로 진료를 받으러 올라가면 하루 체류비만 수십만 원이 들어간다”며 “치료비보다 생활비가 더 큰 부담”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자 이동 현상이 단순한 의료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의 의료 인력과 시설 부족이 낳은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방의료원이나 중소병원들이 의료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응급의료나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적어 환자들이 자연스럽게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이번 데이터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 격차가 이미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라며 “지역 환자들이 진료비뿐 아니라 교통·숙박 등 부대 비용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현실을 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필수의료 기반이 붕괴되면 이러한 환자 쏠림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지방 거점병원의 진료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의료 인력 배치를 균형화하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관계자들도 정부가 단순히 대형병원의 환자 분산을 권고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지방병원의 장비·전문의 확보를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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