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CEO. AFP=연합뉴스 |
오픈AI의 차세대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소라(Sora) 2’를 두고 저작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영화협회(MPA)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소라2가 저작권 있는 콘텐트를 무단 사용하고 있다”는 문제제기를 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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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문제야
오픈AI는 지난달 30일 소라2를 적용한 영상 피드 소셜미디어(SNS)인 ‘소라’를 출시했다. 소라2에는 원 저작자가 지식재산권(IP) 사용 금지를 별도로 신청해야 AI가 해당 캐릭터를 동영상 생성에 사용하지 않는 ‘옵트 아웃’(opt-out)방식을 적용했다. 오픈AI는 이 지침을 영화 제작사와 연예기획사 등에 소라2 모델 출시 열흘 전부터 고지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옵트 아웃 방식이 “저작권자에게 더 세밀한 통제권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월트디즈니·넷플릭스·파라마운트 등의 회원사를 보유한 MPA는 반발했다. 찰스 리브킨 MPA 협회장은 성명을 통해 “소라2가 출시된 뒤 영화, TV 프로그램 등에 나온 캐릭터 저작권을 침해하는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를 방지할 책임은 권리자가 아니라 오픈AI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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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사례는?
이미 소라 앱에는 일본 닌텐도의 주력 IP인 포켓몬, 마리오카트 등 인기 캐릭터를 이용해 생성한 AI 영상들이 우후죽순 제작돼 떠돌고 있다. 유명인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딥페이크(AI 위조)’ 영상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틱톡처럼 숏폼(짧은 영상) 중심의 SNS인 소라 앱 사용자가 늘수록, AI로 만든 숏폼 영상들은 더 빠르게 번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소라가 최근 SNS를 뒤덮는 ‘AI 슬롭’(AI slop·저품질의 AI 콘텐트) 영상들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AI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영상 생성AI '소라2'를 활용해 제작된 콘텐트. 닌텐도의 '마리오카트'를 이용했다. 소라 앱 캡처 |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오픈AI는 한 발 물러났다. 샘 올트먼 CEO는 6일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소라 앱에서 나오는 수익을) 원 저작자와 공유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몇 달 간 많은 시도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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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최대 동영상 SNS 플랫폼 틱톡이 미국에서 매각되는 틈을 노린 동영상 SNS 경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픈AI가 저작권 논란을 감수하고 영상 생성 AI와 이를 활용한 SNS 앱을 빠르게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메타도 메타AI 앱에 ‘바이브’(Vibes)라는 영상 앱을 추가하고, 인스타그램 첫 화면에 숏폼 서비스인 릴스를 띄우는 식의 개편을 진행한 바 있다. NYT는 2일 기술업계 임원들의 말을 인용해 “AI 동영상 도구가 차세대 SNS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AI의 콘텐트 저작권에 관한 ‘공정 이용’(Fair Use)을 둘러싼 법적 논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 이용이란 저작권 보호 콘텐트를 저작권자 허락 없이도 언론보도, 교육 목적 등 특정 조건 하에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원칙이다.
오현우 기자 oh.hyeo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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