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몸이 풀린 다저스는 5일과 7일(이하 한국시간) 적지인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2차전에서 모두 이기면서 기세를 올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다저스가 근소한 우위라는 평가였지만, 필라델피아 또한 공·수에 짜임새가 있는 팀이고 1·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만큼 시리즈 전망은 박빙이었다. 그러나 다저스가 두 판을 모두 잡으며 이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1승을 남겼다.
지난해는 선발 투수가 없어 불펜으로 악전고투했다면, 올해는 선발 투수들이 잘 던지면서 안정적으로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7일 열린 2차전에서 4-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또 부진에 빠지며 위기에 몰렸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불펜으로 이동한 사사키 로키의 영웅적인 세이브로 목표했던 성과를 초과 달성하고 다시 홈으로 돌아간다.
다만 김혜성(26·LA 다저스)으로서는 아쉬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김혜성은 신시내티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들었으나 2경기 모두 벤치를 지켰다. 이 때문에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김혜성은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에 포함되며 위기설을 잠재웠지만, 챔피언십시리즈 1·2차전에도 모두 결장하면서 벤치만 달구고 있다.
베테랑 야수인 미겔 로하스의 부상, 그리고 주전 2루수로 나선 토미 에드먼의 부진 등 여러 변수가 슬금슬금 피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로하스는 7일 2차전에서 선발 3루수로 나섰다. 주전 3루수인 맥스 먼시의 몸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3루에 대신 나갔다. 그러나 0-0으로 맞선 6회 수비 과정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큰 부상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3차전 출전은 장담할 수 없다.
0-0으로 맞선 6회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1사 후 터너와 슈와버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스넬은 하퍼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봄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여기서 공을 잡은 로하스가 1루로 공을 던지는 대신 2루 주자 터너를 3루에서 잡아내고자 했다. 로하스가 몸을 날렸고, 터너를 3루에서 잡아내면서 다저스는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2루수 에드먼도 포스트시즌 들어 타율 0.182로 썩 좋은 타격감이 아니다. 그리고 발목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혜성이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도 에드먼의 발목에 탈이 날 경우 비상시 대기 측면이 있었다. 에드먼은 4-3으로 앞선 9회 2사 후 터너의 2루 땅볼 때 송구 실책을 할 뻔하기도 했다. 평범한 타구였는데 1루에 원바운드 송구를 했다. 1루수 프리먼이 잘 잡지 못했다면 대형 사고가 날 뻔했다. 발목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로하스와 에드먼에게 모두 휴식을 준다면 다저스도 선발 라인업을 짜는 데 복잡해진다. 3루는 ‘가을 사나이’ 키케 에르난데스가 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 알렉스 콜이 선발 좌익수로 출전할 수 있다. 이렇게 포메이션을 짠다면 2루는 김혜성 말고는 딱히 대안이 없다. 여기에 3차전 선발도 주목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1·2차전 선발은 모두 좌완(산체스·러자르도)였지만, 3차전 선발은 우완 애런 놀라다. 좌타자인 김혜성의 출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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