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정용진 줄소환…국감 또 '기업인 청문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을 요구받은 기업인이 200명에 육박하면서, 지난해 '기업인 과다 소환' 논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재계와 국회에 따르면 오는 13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 증인으로 채택된 370여명 가운데 기업인은 190명을 넘었다. 아직 17개 상임위원회의 증인·참고인 채택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전체 510명 증인 중 159명이 기업인이었으며, 올해는 최종적으로 200명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는 "무분별한 소환이 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주요 기업인 증인으로는 정무위원회에 출석 예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행정안전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있다.

정무위는 최 회장을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 점검 차원에서 28일 출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은 최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인 'APEC CEO 서밋'을 주관하는 일정이 겹쳐 논란이 일고 있다.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와 중국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관련 소비자 정보보호 대책에 대해, 정의선 회장은 협력업체 노동자 집회 및 책임경영 문제에 관해 각각 출석 요구를 받았다. 일부에서는 "국가적 일정이나 사안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지역축제 관련 의혹을 이유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증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 관련 질의를 받게 됐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대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 등 10대 건설사 대표 중 8명을 증인으로 불렀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관련 예식 취소 논란이 불거진 호텔신라의 박상오 호텔운영총괄부사장이 포함됐다.

또한 최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통신·금융업계 주요 인사들도 줄줄이 출석할 예정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정무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두 곳 모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도 과방위에 출석한다. 롯데카드의 조좌진 대표와 대주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도 정무위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 관계자는 "질문도 받지 못한 채 귀가하는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 논의 중심의 국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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