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프랑스 여인, 사기꾼들에게 속아
나이지리아의 범죄 조직이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한 브래드 피트 사진. /래드바이블 캡처 |
유명 할리우드 스타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속아 가족과 전 재산을 잃은 프랑스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여성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배우 브래드 피트의 사진을 진짜라 믿고 13억원 이상을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래드바이블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출신 앤(53)은 2023년 2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여성의 메시지를 받게 됐다. 여성은 자신을 피트의 어머니라고 소개했고 “우리 아들은 당신 같은 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튿날엔 “우리 어머니가 당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피트의 메시지까지 받았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의 갑작스러운 연락이 의심스러웠던 앤은 증명사진을 요구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피트의 얼굴이 찍힌 사진을 여러 장 보냈고, 이후 매일 애정 표현이 담긴 시를 써 전송했다. 이 모든 글과 사진은 사기꾼들이 AI로 합성해 만들어낸 가짜였다. 그러나 여기에 깜빡 속아 넘어간 앤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남편과 이혼까지 하고 만다.
사기꾼들은 본격적으로 앤에게 청혼한 뒤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청혼 선물로 명품을 보냈으나 전처인 안젤리나 졸리와의 이혼 소송으로 계좌가 동결된 상태라며 관세 비용 9000유로(약 1480만원)를 대신 부탁했다. 또 신장암 치료비 명목으로 6만 유로(약 9900만원)를 송금받았다. 이 과정에서 앤을 안심시키기 위해 담당 의사의 이메일과 피트의 수술실 사진을 만들어 보내기도 했다.
앤은 수개월에 걸친 ‘가짜 피트’와의 연애에서 전 재산 83만 유로(약 13억6990만원)를 잃었고 친구 집에서 신세를 져야 했다.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최근엔 그간의 사연을 담은 책 ‘나는 먹잇감이 되지 않겠다’를 출간했다. 앤을 괴롭혔던 사기꾼들은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으로 밝혀졌다.
한편 피트는 과거에도 사기 조직의 사칭 범죄에 여러 번 휘말린 바 있다. 작년 9월 스페인에서는 피트를 사칭한 일당이 여성 2명과 ‘정서적 관계’를 맺고 투자를 권유해 수억 원을 뜯어낸 사건이 있었다. 당시 수사 당국은 “범인들은 애정 결핍이 있고 우울증을 겪는 취약한 심리의 여성을 찾아냈다”며 “피해자들은 자신이 정말 피트와 대화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