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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경고에도… 임은정 "검찰청 폐지, 뿌린 대로 거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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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경고에도… 임은정 "검찰청 폐지, 뿌린 대로 거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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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정치적 언행 유의' 서신 엿새 만
SNS에 추석 인사글 올리며 검찰 또 비판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8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엇인가: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주제로 열린 공청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8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엇인가: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주제로 열린 공청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두고 "검찰이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고 5일 평가했다. 검찰개혁을 야기한 원인과 책임은 검찰 스스로에 있다는 비판으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정치적 발언을 유의하라고 경고(9월 29일)한 지 엿새 만이다.

임 지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가위는 한 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며 누리는 기쁨과 감사의 명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명절 연휴 직전의 개정 정부조직법 공포를 지켜보며 검찰 역시도 뿌린 대로 거두는 수확의 시기를 결국 맞았구나 싶어 좀 더 말려보지 못한 게 후회스럽고 이래저래 안타깝고 서글픈 마음"이라고 썼다.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1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0월 2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 설립 78년 만에 문을 닫게 되는 검찰청의 운명을 '자업자득'으로 규정한 셈이다.

임 지검장은 이어 "동료들에게 추석 인사를 하며 수확물에 망연자실 실망하지 말고 알차게 내년을 준비해 올해 같지 않은 내년을 맞자고 했다"면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분투가 아니라 잃어버린 시민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검찰의 허물과 과오를 고치고 바로잡기 위한 분투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 역시 분투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임 지검장이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29일 정 장관으로부터 경고 서신을 받은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당시 정 장관은 해당 서신에서 "고위공직자로서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개인적 의견을 SNS에 게시하거나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 않으니 정치적 중립성이나 업무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올 수 있는 언행에 유의하라"고 충고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