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반도체공장(M16). 에스케이하이닉스 뉴스룸 제공 |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 기대감에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오름세가 가파르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2일 종가가 주당 8만9천원으로 올해 1월2일(종가 5만3400원)에 견줘 66.7% 뛰었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 주가는 같은 기간 주당 17만1200원에서 39만5500원으로 2.3배가 됐다. 추석 연휴 이후 전망은 어떨까?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24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목표 주가)는 주당 9만7167원이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올해 7월 주당 7만원선에 불과했던 증권사들의 적정 주가 전망값이 최근 주당 10만원 안팎까지 뛰어오른 결과다. 현재 주가에 견줘서도 여전히 9.2% 남짓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주당 11만원으로 제시한 케이비(KB)증권은 지난 1일 펴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종의 최선호주”라며 “이는 삼성전자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장기 실적 개선 추세 진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 기관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118%,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 증가한 10조2천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3분기(10조8천억원) 이후 3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디(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7∼12월) 영업이익은 20조8천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29조6천억원) 이후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낸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6개월 이내 도달 가능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주당 9만3천원으로 제시했다. 이 회사의 반도체 부문이 바닥을 탈출하고 있으며, 주가가 저평가 상태인 점과 향후 메모리 실적 개선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같은 날 신한투자증권 역시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주당 11만5천원으로 높여잡으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우려가 완화되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신한증권은 “예상보다 빠른 범용 메모리 시장의 회복으로 전방위적 수혜가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다수 증권사가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에 대한 전망도 마찬가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가 점친 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는 주당 39만6800원이다. 이날 종가(39만5500원)와 비슷하다. 최근 급등한 주가가 회사의 적정 가치에 부합한다는 의미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2일 보고서를 통해 “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값은 전기 대비 31%, 전년 동기 대비로는 71% 늘어난 12조원으로, 시장 전망치(10조8천억원)을 11% 넘어설 것”이라고 추산했다.
채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주당 56만원까지 올려잡았다. 그는 “경쟁적인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서버용 디(D)램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메모리 공급사들은 지난 2년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 까닭에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범용 디램과 고대역폭메모리의 평균판매가격(ASP) 추정치 상향 조정을 반영해 하이닉스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값을 기존 54조원에서 70조원으로 높였다”고 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앞서 지난달 25일 보고서에서 “오는 3분기 하이닉스의 예상 영업이익은 11조2천억원으로 최근 높아진 시장 기대를 충족하는 좋은 실적을 낼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주당 36만원에서 44만원으로 22% 상향 조정하며 “내년까지 이어질 하이닉스의 이익 증가 사이클은 전례 없는 구간”이라며 “과거 적용되던 멀티플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마땅하다”고 했다.
멀티플이란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산정할 때 특정 재무 지표에 적정 배수를 곱해 주가를 추정하는 평가 방식을 뜻한다. 지금까진 주당순자산가치(BPS) 예상값에 최고 2.0∼2.1배를 곱해 적정 주가를 계산했으나, 향후 큰 폭의 수익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목표 주가 산정 시 더 높은 배수를 곱해야 맞다는 견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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