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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영화에 빠져나오지 못한 팬들이 모이는 곳, 9.81파크 제주

매일경제 문서연 여행플러스 기자(moon.seoyeon@mk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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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영화에 빠져나오지 못한 팬들이 모이는 곳, 9.81파크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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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박스’ ‘두두두두 막스 베르스타펜’.

F1 더 무비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단 1초 만에 반응하는 말들이다. 가슴 뛰는 스피드와 숨 막히는 경쟁. 유년 시절부터 카트라이더로 길러온 레이싱 본능을 영화가 깨웠다. 영화 개봉 3개월이 넘은 지금도 그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9.81파크 제주 / 사진= 대성파인텍 제공

9.81파크 제주 / 사진= 대성파인텍 제공


이러한 F1 열풍이 정확히 꽂히는 곳이 있다. 바로 중력가속도를 활용한 레이싱 체험 공간 ‘9.81파크 제주’다. 영화 흥행과 2030세대의 체험 수요가 맞물리며 지난 8월에 개장 이후 최대 월간 매출인 22억 1000만원을 기록했다. F1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팬들이 모여드는 곳, 9.81파크 제주를 직접 찾았다.

팬이라면 바로 알아채는 파크 속 F1 요소들
9.81파크 제주 트랙 전경 / 사진= 대성파인텍 제공

9.81파크 제주 트랙 전경 / 사진= 대성파인텍 제공


F1 경기를 보고 방문하니 아는 체하고 싶은 요소들이 곳곳에 있어 입이 근질거린다.

9.81파크 제주에는 실제 F1 레이싱에서 차용한 다양한 시스템이 있다. 적색등 5개가 차례대로 점등됐다가 모두 꺼지는 출발 방식부터 드라이버와 팀이 대기하는 ‘패독(Paddock)’까지 구현했다. 랩타임은 0.000초 단위로 측정하며 △출발 신호 반응 속도 △구간별 평균·최고 속도 △횡가속도 값까지 기록해 준다.

아무리 고속도로에서 F1 OST를 틀고 달린다 한들 실제 레이싱카의 탑승감과는 비교할 수 없다. 초록불이 들어오는 순간 참가자 모두의 머릿속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뿐. 바람을 가르는 열정 레이스가 펼쳐진다.


9.81파크 제주 레이싱 / 영상 = 9.81파크 제주 제공

9.81파크 제주 레이싱 / 영상 = 9.81파크 제주 제공


물론 F1과 다른 점도 있다. 악셀과 헬멧이 없다는 것. ‘중력가속도(g=9.81m/s²)’를 활용한 단독 주행 방식이라 차체가 뒤집히거나 사고 위험이 없다는 이유다. ‘푸시 푸시’하며 추월하는 꿈은 잠시 접어두고 나의 기록에만 집중해야 한다. 핸들링, 브레이킹 및 코너링 기술이 순위를 좌우한다.

이곳은 실력에 따라 3종류 차량과 4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일정 기록을 달성하면 입장할 수 있는 ‘마스터 코스’는 60㎞ 극한의 스릴을 느낄 수 있는 트랙이다. 명색이 F1 팬이라 자부한 기자는 결국 취득에 실패했다.

매 경기 기록 단축이 최우선이다 보니 사진 찍을 여유는 없지만 모든 레이싱카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파크앱을 통해 주행 영상을 받을 수 있다. 승부욕에 빠진 자신의 표정을 보고 민망해지는 건 덤이다.


9.81파크 제주 자동 회차 시스템 / 영상= 문서연 여행+ 기자

9.81파크 제주 자동 회차 시스템 / 영상= 문서연 여행+ 기자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면 차량은 자동 회차 시스템으로 하차장에 도착한다. 열정 레이싱을 마친 후 쿨다운하며 제주의 풍경을 즐기는 시간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장애물을 인식해 속도를 줄이거나 핸들을 제어하는 등 안전장치를 갖췄다.

차내에 붙어있는 경고문구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차내에 붙어있는 경고문구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탑승객을 안심시켜 주는 또 하나의 문구가 있다. ‘응급상황 시 육상부 출신 직원이 달려갑니다’ 다행히 위급 상황은 없어 그들의 질주 실력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파크 전반에 걸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점이 돋보인다.

익산에서 아이와 함께 온 김보미 씨는 “아이만 즐거워할 줄 알았는데 어른도 함께 체험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아이가 랭킹에 재도전하고 싶다길래 다음에 또 방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실제 선수들처럼, 본격 레이싱 펼쳐지는 12월
마스터 전용 라운지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마스터 전용 라운지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12월에는 그랑프리가 열려요. 이 대회를 위해 파크가 운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9.81파크 제주 관계자가 언급한 가장 큰 이벤트는 12월에 열리는 ‘GROC 챔피언십 파이널(GROC Championship Final)’이다.

매년 12월 첫째 주 일요일, 마스터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X리그에 참여한 레이서들이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맞붙는다. 각 라운드 상위 10명에게 본선 진출권이 주어져 총 110명이 본선 무대에 오른다.

연간 챔피언 황금 번호판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연간 챔피언 황금 번호판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참가자들은 최대 시속 60㎞/h의 속도로 주행하며 세심한 컨트롤을 통해 기록 경쟁을 펼친다. 예선전인 ‘퀄리파잉 라운드’도 열린다. F1 공식 규정과 같이 출발 신호 전에 출발선을 넘거나 미리 출발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랩타임에 10초를 추가한다. 연간 챔피언에게는 특별한 ‘황금 번호판’을 수여한다.

포켓몬: 메타 빌라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포켓몬: 메타 빌라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이 밖에도 영화 속 브래드 피트처럼 서킷을 달리는 마라톤 대회, 야외에서 펼쳐지는 DJ 파티인 ‘구팔일 올데이 페스티벌’, 포켓몬과 협업한 ‘포켓몬: 메타 빌라(META VILLA)’ 등 연중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레이싱 전후로 즐기는 실내 액티비티
레이싱에서 졌더라도 만회할 기회는 많다. 파크 내에는 레이싱 전후로 즐길 수 있는 실내 액티비티가 다양하다.

‘프로 아레나’는 적외선을 사용한 레이저 태그 방식의 서바이벌 게임장이다. 은폐·엄폐가 가능한 공간에서 조준경을 사용해 상대를 저격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원수처럼 달리며 공격할 정도로 높은 몰입감을 자랑한다. 게임이 끝나면 전용 앱에서 MVP, 명중률, 생존율, 사용 탄약 수 등 다양한 기록을 보여준다.

9.81파크 제주 범퍼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9.81파크 제주 범퍼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이외에도 △조이스틱으로 조종하는 우주선 모양 범퍼카 ‘링고’ △AR 글라스를 착용하고 큐브를 모으는 아케이드 꼬리잡기 게임 ‘큐브버스’ △2인 플레이가 가능한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오락 시설을 즐길 수 있다.

필리핀에서 가족 여행으로 온 램 씨는 “아이들이 범퍼카 챔피언에 올라서 너무 좋아했다. 제주 여행 4일 차인데 가족 모두 즐길 거리가 많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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