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후로 발생하는 '명절증후군'…두통·어지럼증·우울 등 증상
불규칙한 생활은 뇌 피로도 높여…증상 2주 지속 시 병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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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벌써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해요."
"명절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받아요. 머리가 아프고 소화도 안 돼요."
추석 명절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신체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러한 증상은 모두 '명절증후군'의 일종이다.
명절증후군이란 공식적인 의학용어는 아니나 명절을 전후해 두통과 어지럼증, 소화불량, 피로감 등 신체적 증상과 불안, 짜증, 우울감,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을 보이는 질환을 뜻한다. 쉽게 말해 스트레스로 인해 뇌가 많이 지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명절증후군을 '뇌 몸살'로 설명한다. 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의 일부분인 뇌도 몸처럼 몸살을 앓을 수 있다"며 "계절의 변화와 함께 명절마다 반복되는 귀향길의 혼잡, 명절 음식 준비 등 과로, 과도한 음주, 불편한 대화 등은 뇌 몸살의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뇌가 몸살을 앓으면 세로토닌 등의 뇌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며,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기능을 관장하는 대뇌의 활성도가 떨어지게 된다. 대뇌 활성도가 떨어지면 검사상 이상이 없는데도 피곤하고 아프며 잠을 자기 어려워지며 우울과 불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연휴 기간 불규칙한 생활은 우리 몸을 뇌 몸살에 걸리기 쉬운 상태로 만들며, 명절증후군 증상을 심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밤새워 놀거나 과도하게 음주를 할 경우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을 수는 있지만 뇌가 몸살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며 최장 10일에 달하는 긴 연휴가 이어지는 이번 명절에는 생활 리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절증후군은 명절이 지나고 나서도 지속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우울증의 가벼운 형태로 '적응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명절에는 미디어나 SNS를 통해 여러 사람의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이 더 부각되기에 혼자 사는 노인과 청년 등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같은 어려움을 느끼기 더 쉽다. 김 교수는 주변에 연휴 기간 혼자 있는 분이 있다면 전화나 메시지로 먼저 안부를 물어봐 주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건강한 뇌와 함께 즐거운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의 건강한 리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명절 전,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은 일상의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된다. 귀성길 장시간 이동은 정신적·신체적 피로도를 높이기에 정기적인 휴식과 스트레칭 등 이완 요법을 통해 근육과 뇌의 긴장을 풀어주는 게 좋다.
명절 음식 준비 등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분담해 일부에게만 과도한 노동이 집중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벼운 음주는 명절 기분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되지만, 필요 이상의 음주는 뇌 건강을 깨트려 수면 장애, 우울,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벼운 산책과 운동을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게 빠른 회복에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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