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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셧다운 속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근접…연말 얼마까지 오를까?

이데일리 임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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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셧다운 속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근접…연말 얼마까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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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통계공백 가능성…10월 금리인하 기정사실화
개인투자자, 금·비트코인으로 자금 이동 흐름
"연말 16만~20만달러 가능”…힘 받는 강세론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비트코인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사태 속에서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며 ‘연말 랠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과 함께 ‘가치저장 수단’으로 부상한 비트코인이 개인투자자 중심의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화폐가치 희석 회피 투자)’ 흐름을 타고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나온다.

5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2만2212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8월 중순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4514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이번 주 들어서 비트코인은 약 12% 급등했다.

(사진=AFP)

(사진=AFP)


금리인하·업토버 기대감에 사상 최고가 근접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계속되고 있는 셧다운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통화정책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끌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중앙은행 전략 책임자인 크리슈나 구하는 고객 노트에서 “10월 금리 인하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데다, 셧다운 이후에는 그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셧다운으로 인한 잠재적 피해와 노동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압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돼 통계 품질이 저하될 위험이 커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을 기회로 공무원들을 대량 해고한다는 방침이라 노동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10월 25bp 인하 가능성을 96.2%, 12월 25bp 인하 가능성을 386.3%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셧다운은 지난 2018~2019년 셧다운과 달리 비트코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자산리서치 글로벌 책임자 제프 켄드릭은 “2018년과 2019년 사이 셧다운 기간 동안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위험 자산 대비 거래량이 적어, 지금과 다른 상황이었다”며 “이번 셧다운 기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10월에 강세를 보이는 비트코인의 특성도 투자심리를 받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년 중 9번의 10월에 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된다. 업계에서는 매년 10월 비트코인이 계절적 상승세를 ‘업토버(Uptober)’라고 부른다.

연말 16만~20만달러 구간 진입 전망 솔솔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연말까지 16만~20만달러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핵심 상승 요인으로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꼽힌다. 이는 재정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비트코인 등 공급이 제한된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책 환경의 변화도 비트코인 상승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기조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 기대가 커지고 있다.


JP모간은 2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올해 말 16만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최근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흐름을 짚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며 “ETF를 중심으로 비트코인과 금에 대한 누적 자금 유입이 1년 새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JP모간은 또 “비트코인은 변동성 조정 기준으로 금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비트코인이 금과 동일한 위험 대비 투자 비중을 확보하려면 약 42% 상승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연말까지 16만~20만달러 구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비트와이즈, 펀드스트랫도 연말 비트코인이 2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현물 시장의 비트코인 수요는 7월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월평균 6만2000개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수요 증가는 2020년, 2021년, 2024년 4분기 랠리에 앞서 나타났던 전형적인 패턴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올해 목표가를 13만3000달러로 제시했다. 씨티는 “비트코인은 여전히 ‘디지털 금’ 내러티브를 유지하고 있으나, 강달러와 금값 약세 등 상충하는 거시 요인이 단기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씨티는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비트코인의 향후 12개월 목표가를 18만1000달러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