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일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인사를 위해 열차 승강장으로 내려가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2/뉴스1 |
법원이 체포적부심 심사를 통해 경찰에 체포됐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석방 명령을 내리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상식과 법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그림자 실세인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지키려 한 조작 수사가 위법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 전 위원장의 체포적부심 인용 결정은 국민 상식과 법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체포의 적법성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수사의 시급성과 피의자의 책임 회피는 외면했다”며 “법원 스스로 사법 신뢰를 흔들고, 법치주의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소시효를 완성하려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피의자를 응원하고, 공소시효에 노심초사하며 법의 정의를 세우려는 수사기관을 가해자로 만드는 게 법원이냐”며 “이러고도 삼권분립, 사법권 독립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국민들은 정치적 지위나 국회 일정으로 법 위에 설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 국민들은 지금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한지 묻고 있다”며 “이러니 국민들이 ‘사법 개혁’을 부르짖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원이 현 단계에서는 체포의 필요성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을 부각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0.2/뉴스1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늦었지만, 이제라도 석방돼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미친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이 이번 추석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인 영장 발부와 체포·감금에 이은 위법 수사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찰의 엉터리 소환과 짜 맞춘 체포임이 만천하에 밝혀졌다”면서 “‘절대 존엄 김현지(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를 지키기 위해 연휴 직전에 벌인 희대의 수사 기록 조작”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10.2/뉴스1 |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도 이날 “일선 수사경찰이 명절을 앞두고 ‘셀프로 야근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체포를 시도했을 리는 없다”면서 “그렇게 간 큰 결정을 보고 없이 시도했을 가능성도 낮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번 체포가 경찰서장 선에서 전결된 것이었는지, 서울경찰청장이 보고를 받고 승인했는지, 아니면 김현지 사태에 놀란 윗선에서 ‘충격 완화용 아이템’을 강요한 것인지는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체포적부심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10.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이에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준석 대표는 ‘윗선의 기획’ 운운하며, 법원의 판단 취지를 왜곡하고 수사를 정치공세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법원이 지적한 본질은 출석 요구 불응과 불성실한 태도인데, 이를 감추고 음모론으로 덮으려는 행태는 무책임 그 자체”라고 반박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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