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의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한 넷플릭스 회장 리드 헤이스팅스.로이터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문직 비자인 H-1B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고 있으나 넷플릭스 회장 리드 헤이스팅스가 찬성한다고 말해 주목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천은 헤이스팅스 회장이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수수료를 10만달러(약 13만9000원)로 인상하는 것이 현재의 비자 추첨제도를 폐지시키고 고용주들에게는 확신을 더 줄 것이라며 찬성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헤이스팅스는 또 수수료를 대폭 올림으로써 이 비자를 "매우 고부가 가치의 일자리”를 위해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헤이스팅스의 주장은 그가 평소 민주당 지지자이자 정치 헌금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서 화제가 되고 있다.
H-1B 비자 수수료 인상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IT 업계에서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우수 인재의 영입이 어려워지고 실리콘밸리의 혁신과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우수 외국인 고용을 중단하겠다는 기업인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H-1B 비자 제도는 지난 1990년 엔지니어와 의사, 컴퓨터 과학자, 전문 연구원 같은 직종의 외국인들을 영입하기 위해 도입됐다.
해마다 미국 의회는 비자 발급 인원을 8만5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머스크 테슬라 CEO도 H-1B 비자를 통해 미국에 거주하면서 창업을 할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내 일부에서는 H-1B 비자를 발급받는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임금을 받는 대신 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비자의 70%는 주로 인도 국적자들이 발급받고 있으며 이들은 실리콘밸리의 기업으로부터 직접이 아닌 인포시스와 와이프로, 타타컨설턴시서비스 같은 인도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수수료 인상에 이들 아웃소싱 기업들은 실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 22일 주가가 1.7~4.2% 하락했다.
반면 그동안 우수 인력들을 미국 대학과 기업에 많이 보내온 인도는 두뇌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높은 비자 수수료가 유지될 경우 박사 과정을 위해 미국 대학교로 진학하는 인도 학생들의 수가 줄어들고 졸업생들의 경우 인도 국내의 스타트업 취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쿼드스태크 CEO 아부르브 아그라왈은 인도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앞으로 인도를 최종 행선지로 보게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인재들을 환영하게 될 한 세대에 한번 나올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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