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할리우드" 표방하는 하이뤄AI
할리우드 "캐릭터 이미지 무단으로 활용해" 문제제기
할리우드 "캐릭터 이미지 무단으로 활용해" 문제제기
중국 미니맥스의 영상· AI생성앱 ‘하이뤄AI’로 만든 디즈니 픽사 스타일 영상 중 한 장면(사진=Maria Castada 생성)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월트디즈니, 유니버설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 등 미국 할리우드 대표 콘텐츠 기업들이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니맥스(MiniMax)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 등 3개 스튜디오는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미니맥스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원고 측은 “미니맥스가 미국 저작권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캐릭터를 무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니맥스는 2021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AI 스타트업으로, 이미지·영상 생성 앱 ‘하이뤄AI(Hailuo AI)’와 캐릭터 기반 챗봇 ‘토키(Talkie)’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하이뤄AI는 “주머니 속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표방하며, 이용자가 원하는 상황·동작 등을 입력하면 유명 영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고화질 이미지와 영상을 생성해준다.
소송장에서 원고 측은 “하이뤄AI는 스파이더맨, 슈퍼맨, 다스베이더, 슈렉, 버즈 라이트이어, 벅스 버니 등 할리우드 대표 캐릭터들을 무단 사용해 미국 소비자 대상 마케팅과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다스 베이더가 특정 장소에서 특정 행동을 하는 모습’을 요청하면, 이를 구현한 콘텐츠가 하이뤄·미니맥스 로고와 함께 제공된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업계는 최근 이미지·영상 생성형 AI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저작권 침해 우려를 강하게 제기해왔다. 앞서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AI 이미지 생성 기업 ‘미드저니’를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달 초에는 워너브라더스도 미드저니에 대한 별도 소송에 나섰다.
디즈니 등은 이번 소송을 통해 단순한 손해배상 요구를 넘어,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영화 산업 전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소장에서는 “미국 영화 산업은 2600억달러(약 350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AI 기업들의 저작권 침해는 문화산업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원고 측은 미니맥스에 수차례 저작권 침해 중단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대응이 없었으며, 기술적으로 저작권 보호 조치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소송은 ‘디즈니 외 대 미니맥스’(사건번호 25-cv-08768)로,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미니맥스 측은 이번 소송과 관련한 언론의 질의에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