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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달려간 정청래, 부산 찍은 장동혁은 충청까지... 텃밭부터 불 붙는 지방선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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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달려간 정청래, 부산 찍은 장동혁은 충청까지... 텃밭부터 불 붙는 지방선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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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 내년 6월 지방선거 준비 시동
'집권 1년차' '지지율 과반' 與 우세 전망 속
與 '정청래 연임' 변수 될 호남 혈투 준비 중
野 부산 충청 공들이기… 이준석 유승민 연대설도


16일 전북 전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 회의에서 정청래 당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16일 전북 전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 회의에서 정청래 당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어게인 2018' vs '어게인 2022'

여의도의 시선이 벌써부터 내년 6월 지방선거로 쏠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 집권 1년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인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전국을 파란색으로 물들인 '어게인 2018년'을 또 한번 기대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2022년 지방선거 승리를 기반으로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권은 국정운영 동력을 강화할 수 있고, 야권은 반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여야 공히 최대 격전지로 서울과 부산을 꼽는 가운데, 초반에는 양당 모두 지켜야 하는 텃밭을 중심으로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연임' 노리는 정청래, 국힘보다 조국이 더 두렵다?


통상 대선 직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여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2017년 취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지방선거(광역단체장 기준)에서 17곳 중 대구·경북·제주를 뺀 14곳을 휩쓸었다. 민주정당계 역사상 최고의 승리였다. 마찬가지로 2022년 3월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3개월 뒤 지방선거에서 서울·인천·부산·울산·경남·충북·충남 등을 되찾으며 12석을 얻어냈다. 지방선거 직전 두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한국갤럽 기준)는 75%(문재인)·51%(윤석열)로 모두 과반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민주당 재선 의원은 "지선의 전통적 바로미터는 대통령 지지율인 것은 맞다"면서도 "지선 직전 지지율이 어떨지는 현재로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선 호남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서울·부산 등 격전지는 아직 후보군이 난립하는 만큼, 일단 조국혁신당이 등장한 텃밭 민심을 다져놔야하기 때문이다. 정청래 대표가 취임 이후 벌써 세 번째 호남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호남발전특위 설치'를 전당대회 공약으로 내세운 정 대표는 16일에도 호남에서 첫 현장 회의를 주재했다. 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가는 호남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국가가 해야할 때"라며 호남 홀대론을 만회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호남 성적표는 향후 정 대표의 정치적 진로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거론되기도 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는 당대표보다는 대통령이 치르는 것"이라며 "호남 텃밭에서의 혁신당과의 '호남 혈투'가 정 대표 연임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기 위해선 호남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다른 초선 의원은 "합당설이 돌았던 이유는 혁신당이 위협이 됐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선 사면·복권 역풍에 성비위 사건까지 겹치면서 혁신당이 호남에서 가져갈 자리는 없다"고 견제했다.

장동혁, 부산-대구-대전-서울 '경부선 컨셉' 현역 사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국민의힘은 서울·부산 등 현역 광역단체장이 있는 12곳을 최대한 사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비위로 물러난 뒤 2021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3년 만에 간신히 되찾은 부산을 다시 여당에 뺏길 경우 정국 판세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지난 15일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부산에서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은 기세를 몰아 21일엔 대구에서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는 대규모 규탄 집회도 열 계획이다. 또 22일 중도층 '바로미터'인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마지막으로 서울을 찍는 이른바 '경부선 컨셉'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추석 연휴 전 경부선을 타고 각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이재명 정부 실정을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부산, 대구, 대전, 서울 지자체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내년 지선에서 반드시 직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다.


국민의힘은 지선 승리를 위해 범보수 연합도 마다하지 않을 기세다. 서울·경기 등에선 ‘오(오세훈)·석(이준석) 연대론' '유승민 역할론' 등이 거론된다. 중도 표심이 중요한 만큼, 확장성이 있는 인사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장 대표와 만나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는 개혁신당과 힘을 합치려는 노력에 달려있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장 대표는 민주당 입법독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내년 지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를 끌고 와 선거에서 승리하는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