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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삼성·SK와 반도체 협력” 시사… 韓 클라우드 기업과 파트너십 검토

조선비즈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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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삼성·SK와 반도체 협력” 시사… 韓 클라우드 기업과 파트너십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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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10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오픈AI 코리아 제공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10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오픈AI 코리아 제공



“왜 한국일까요?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챗GPT 유료 사용자가 가장 많은 시장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시장입니다. 앞으로 반도체 등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삼성, SK 등 유수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현지 클라우드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0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픈AI 한국 지사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 혁신적인 기업, 빠른 디지털 도입 속도를 갖춘 AI 혁신의 최적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AI 3대 강국’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AI 전환을 지원하고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픈AI는 현재 런던, 파리, 뭔헨, 더블린, 브뤼셀 등 전 세계 12곳에 지역 사무소를 두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에 이어 서울을 세 번째 거점으로 낙점했다.

오픈AI 제공

오픈AI 제공



권 CSO는 한국 진출을 결정한 배경 중 하나로 한국 기업과 개인의 빠른 AI 도입 속도를 꼽았다. 그는 “한국 챗GPT 주간 사용자는 1년 새 4배 늘었고,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사용 측면에서는 전 세계 10위권”이라고 말했다. 국내 챗GPT 앱 이용자는 최근 1200만명을 넘어 ‘국민 앱’으로 부상했고, 삼성 등 주요 기업은 사내 시스템에 오픈AI의 API를 활용하고 있다.

오픈AI는 한국 지사 설립을 계기로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CSO는 “반도체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SK, 삼성 등과 좋은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협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는 GS, 토스, LG전자, LG유플러스, 크래프톤, 카카오, KT, 야놀자, 티빙, SK텔레콤 등을 언급했다.

카카오와의 협력과 관련해서는 “API 모델을 기반으로 카카오 엔지니어와 오픈AI 엔지니어가 협업할 수 있다”고 했다. 오픈AI는 지난 2월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챗GPT와 카카오 생태계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동안 오픈AI는 최대 후원자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클라우드 서비스와 독점 계약을 맺고 챗GPT 등 AI 모델을 실행해왔는데, MS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최근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도 사용하게 됐다. 권 CSO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로컬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이 잠재적인 협력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2월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뉴스1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2월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뉴스1



AI 데이터센터 투자나 국가AI컴퓨팅센터 참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 우리가 이 지역에서 컴퓨팅 파트너십을 어떻게 구상할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항상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한국과는 장기적인 투자 관계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만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도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오픈AI의 한국 시장 진출이 한국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은 독보적인 ‘풀스택’ 역량을 갖추고 있고 AI 주권에 있어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만큼 협력의 기회도 열려 있다”고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한국은 단순히 자국만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 협력해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전 세계에 수출해 성장했다”라며 “이런 특성을 감안하면 오픈AI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픈AI 코리아는 ‘오픈AI 포 컨트리(OpenAI for Countries)’ 이니셔티브로 한국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일 서울대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기점으로 국내 학계와의 협력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국 지사의 규모와 인력 채용 계획에 대해 권 CSO는 “장기적인 여정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조만간 한국 지사장을 선임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이 ‘차세대 AI 허브’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AI 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지사를 설립하고 있다. ‘오픈AI 대항마’로 불리는 앤트로픽도 지난 7월 한국 법인 ‘앤트로픽코리아 유한회사’를 세웠고, 캐나다 AI 기업 코히어도 같은 달 서울 사무소를 열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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