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흥경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통해 "일부 국가가 잇달아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준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다만, 브릭스의 또 다른 핵심 회원국인 인도와 브라질은 미국과 각을 세우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일 열린 브릭스 화상 정상회의에서 "세계는 100년 만의 대변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패권주의와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로 논란이 커진다"며 "일부 국가는 잇달아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국제 무역 규칙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릭스 국가들은 함께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다자무역체제를 지켜 '대브릭스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약 30%, 무역 총액의 20%을 차지하는 브릭스가 결집하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단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의 협력이 긴밀할수록 외부 위험과 도전에 맞설 자신감이 더욱 커지고 방법은 많아지며 성과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각국의 강점을 발휘해 실질적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잔 로이터=뉴스1) =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2024년 10월 23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본회의에 앞서 촬영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일 열린 브릭스 화상 정상회의에서 "세계는 100년 만의 대변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패권주의와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로 논란이 커진다"며 "일부 국가는 잇달아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국제 무역 규칙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릭스 국가들은 함께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다자무역체제를 지켜 '대브릭스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약 30%, 무역 총액의 20%을 차지하는 브릭스가 결집하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단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의 협력이 긴밀할수록 외부 위험과 도전에 맞설 자신감이 더욱 커지고 방법은 많아지며 성과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각국의 강점을 발휘해 실질적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세전쟁의 중심의 선 미국을 사실상 겨냥한 발언으로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전승절 열병식)' 전후로 내놓은 메시지와 같은 맥락이다. 시 주석은 지난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연설에서 "냉전적 사고와 진영간 대립과 괴롭힘 행위에 반대해야 하며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 무역 체계를 지지해야 한다"고 했으며 지난 3일 베이징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선 "오늘날 인류는 다시 평화냐 전쟁이냐, 대화냐 대립이냐, 공영이냐 제로섬이냐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반미·반서방 세력 규합을 촉구하는 양상이다. SCO와 전승절 열병식 주요 참가국 정상은 중국의 우방이었으며 이번에 화상회의가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주요 회원국도 현재 미국의 높은 관세로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인도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단 이유로 25%의 관세를 추가 부과했다. 미국은 브라질산 제품에도 50%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하지만 인도와 브라질은 이번 브릭스 화상 정상회의에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회의에 불참했고 수브라마니얌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이 대신 참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자이샨카르 장관은 "장벽을 높이고 거래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무역 조치를 비무역 사안과 연계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990억 달러(약 137조원)에 달했던 지난해 사례를 언급하며 브릭스 차원의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간의 단결을 강조했지만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담을 '옳은 방향으로 나가는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SCMP는 인도와 브라질이 그동안 브릭스에 공개적 불만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오브세르바 차이나 지정학센터의 책임자 알렉상드르 코엘류는 SCMP를 통해 "인도와 브라질은 미국과의 깊은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대응 수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인도의 무역 불균형 문제 역시 브릭스 내 공조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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