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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오타니 마무리’ 필수되나… 야마모토 역투 망친 ‘폭망 불펜’, 이러다 가을 말아먹는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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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오타니 마무리’ 필수되나… 야마모토 역투 망친 ‘폭망 불펜’, 이러다 가을 말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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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성적이 부진해 고민에 빠진 LA 다저스는 7일(한국시간)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옥에 먼저 갔다가 천당으로 마무리를 했으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그 반대였다. 대기록 수립에 기대감에 부푼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신을 차려보니 팀은 끝내기 역전패를 당해 있었다.

다저스는 7일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경기에서 말 그대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다저스는 이날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8회까지 거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볼티모어 타선에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순항했다.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최고 투구가 이어지고 있었다.

야마모토는 이날 거의 완벽한 투구로 볼티모어 타선을 꽁꽁 묶었다. 패스트볼과 포크볼의 조합, 그리고 커맨드와 경기 운영 능력, 투구 수 관리까지 거의 완벽했다. 8회까지 볼넷 2개만 내주면서 노히터 역투했다. 최근 슬금슬금 오르고 있었던 평균자책점을 확 깎는 역투였다.

타선도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뽑아내고 있었다. 3회에는 선두 미겔 로하스의 2루타에 이어 키케 에르난데스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희생번트가 나와 1사 2,3루가 된 상황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땅볼 때 1점을 선취했다.


5회에도 미겔 로하스가 선두 타자로 나서 2루타로 다시 포문을 열었다. 키케 에르난데스가 안타를 쳐 로하스를 3루까지 보냈고, 2사 후 무키 베츠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1점을 보탰다. 추가점이 나오지 않은 건 아쉽지만 7회 무키 베츠가 다시 적시 3루타를 터뜨리면서 3-0으로 앞서 나갔다.

아주 넉넉한 점수는 아니었고, 100구를 넘긴 야마모토였다. 그러나 일생일대의 대기록 기회를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 야마모토도 출전을 원했다. 9회 마운드에 올라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순조롭게 잡고 10K 고지에 올라섰다. 알렉 잭슨을 삼진으로 처리했고, 코비 마욘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제 역사적 노히터까지 아웃카운트가 하나 남았다.


하지만 여기서 잭슨 할러데이에게 던진 4구째 커터가 통타 당하며 우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노히터, 완봉승이 모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대기록 달성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던 다저스 벤치가 차갑게 식었다. 여기서 다저스는 112구를 던진 야마모토를 내리고 불펜 동원에 들어갔다. 노히터와 완봉이 다 깨졌는데 굳이 놔둘 이유는 없었다. 야마모토의 노히터가 깨지는 순간 바로 투입하기 위해 대기했던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등판했다.


그런데 이 불펜이 또 악몽을 일으켰다. 올해 다저스 불펜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에 예상보다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불펜 뎁스를 충원하기 위해 태너 스캇과 커비 예이츠라는 정상급 불펜을 영입했지만 이들 또한 만족스러운 성과가 아니었다. 자꾸 뒤에서 불을 지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부상자들이 돌아와 한결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이날도 말썽이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계속 3점대에 머무는 등 예년만 못한 활약을 한 트라이넨은 시작부터 잭슨에게 2루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노히터가 깨졌어도, 2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됐다. 그런데도 시작이 불안했고 모두가 불길한 예감을 하고 있었다. 트라이넨은 거너 핸더슨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2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폭투까지 범하는 최악의 투구로 2사 2,3루가 됐다.


트라이넨은 결국 마운틴캐슬에게도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다. 이어 콜튼 카우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1점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도 책임지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다저스는 부랴부랴 태너 스캇을 올렸지만 스캇은 리베라에게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역전패를 허용했다. 다저스가 가장 믿는 두 명의 불펜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졌다. 그것도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아 있던 승부였다. 충격이 컸다.


현지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다저스 불펜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다저스의 팀 평균자책점은 4.11로 리그 18위다. 그만큼 돈을 썼는데도 실망스러운 수치다. 불펜은 4.23으로 리그 20위다. 지난해 강력한 불펜의 힘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었는데 1년 사이 상당히 많은 것이 달라졌다. 스캇, 트라이넨, 예이츠의 부진이 눈에 띄고, 다른 투수들도 후반기 들어 부진이다. 마이클 코펙은 이제 막 돌아왔다.

문제는 포스트시즌이다. 지난해보다 선발진 상황이 낫다고 해도 불펜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날처럼 치명적인 패배를 당하는 날이 생긴다. 결국 현지에서는 야마모토,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 클레이튼 커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고 오타니 쇼헤이를 불펜으로 돌려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온다. 불펜에서 믿을 만한 선수가 없다 보니 나오는 고육지책이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로 불펜보다는 선발로 뛰는 게 당연히 낫다. 컨디션 관리도 훨씬 용이하다. 타자로 계속 경기를 하는 와중에 불펜에서 상황에 맞춰 대기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2023년 WBC 당시 마무리로 나서기는 했지만 이는 상당히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제 오타니 불펜 기용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때가 됐다. 그만큼 불펜 사정이 어렵다. 이제는 영입도 못 한다. 다저스가 곤경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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