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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한만두 당할 때 그 퇴장 감독… MLB 역사에 이름 남기고 별세, 美 전역 애도의 물결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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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한만두 당할 때 그 퇴장 감독… MLB 역사에 이름 남기고 별세, 美 전역 애도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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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999년 4월 24일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 만들어진 날이다. 당시 세인트루이스의 타자이자, 현재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의 아버지인 페르난도 타티스가 박찬호(당시 LA 다저스)를 상대로 ‘한 이닝에 한 투수에게 만루홈런 두 번’이라는 불멸의 필름을 제작했다.

팬들끼리 줄여서 ‘한만두’라고 부리는 이 전설의 장면은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 다시 나오기 어려운 기록으로 뽑힌다. 기본적으로 한 이닝에 두 번의 만루 찬스가 같은 타자에게 걸리기 어려운 데다, 두 번 다 홈런을 치기는 더 어렵고, 그 정도 위기면 투수는 두 번째 상황에 걸리기 전 교체되는 게 일반적이기 그렇다. 확률적으로 따지면 약 1억 분의 1 확률이라는 통계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필 그 불명예의 주인공이 박찬호라 우리에게 더 각인되고 있는 이 장면에 앞서, 이 장면의 단초를 제공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당시 다저스 감독이었던 데이비 존슨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다. 경기 초반부터 감독이 퇴장된 상황에서 다저스 벤치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결과적으로 3회 박찬호의 부진에도 투수 교체가 기민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어쩌면 존슨 감독이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박찬호는 3회 도중 교체됐을 수도 있고, ‘한만두’는 없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우리 기억에 남아 있는 데이비 존슨 감독이 82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그가 거쳐 갔던 팀들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는 일제히 추도 메시지를 내며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렸다.


사실 존슨 감독은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감독 중에서도 꽤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성공하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존슨 감독은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대단히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존슨 감독은 1965년 볼티모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애틀랜타에서 뛰었다. 1975년부터 1976년까지는 2년간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 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경력도 있다. 이후 미국으로 복귀해 필라델피아와 시카코 컵스를 거쳐 1978년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했다.


선수로는 4차례의 올스타, 3차례의 골드글로브를 수상한 스타 출신이며 2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주로 2루수였으며 메이저리그 통산 1435경기에서 타율 0.261, 출루율 0.340, 136홈런, 60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4를 기록했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존슨 감독은 1984년 뉴욕 메츠 감독을 맡아 1986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팀을 5시즌 연속 90승 이상으로 올려놓기도 했으나 1990년 중도 해임된 이후 신시내티, 볼티모어, LA 다저스 감독을 거쳐 네덜란드 야구대표팀, 미국 야구대표팀을 맡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워싱턴 감독을 역임했다. 감독 경력에서 6번이나 지구 1위를 기록했고, 통산 1372승에 통산 승률도 0.562에 달할 정도로 높다. 2번이나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존슨의 별세 소식에 “전 메이저 리그 선수이자 감독인 데이비 존슨의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장문의 글을 통해 그의 경력을 소개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 야구 인사의 사망 소식에 이렇게 긴 게시물을 남기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사무국은 “그의 메츠 재임 기간 중 가장 눈부신 활약은 1986년으로, 메츠는 정규시즌 108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레드삭스를 상대로 거둔 7차전 승리는 MLB 역사상 가장 명승부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고인의 과거를 추모했다.

그가 감독으로 가장 성공했던 뉴욕 메츠는 물론, 볼티모어나 LA 다저스 구단도 일제히 추도 메시지를 내고 고인을 기렸다. 미국 미디어 또한 고인의 생전 활약상과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추도 행렬에 동참했고, 볼티모어 시절 팀 메이트이자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짐 파머는 “친구이자, 팀 메이트, 그리고 평생을 의지했던 한 인물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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