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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휩싸인 용산 3구역 상가세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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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명도기간 끝나…용산 재개발 갈등 진행형

자진 명도기간 끝나…용산 재개발 갈등 진행형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3일 오후 서울 용산역 앞. 용산참사 현장 바로 맞은 편인 이곳에는 재개발에 반대하며 떠나기를 거부하는 세입자들이 여전히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 지역은 '용산역 전면 제3 도시환경 정비사업 구역'으로 2008년 1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떨어진 이후 기존 상가건물의 철거와 세입자들에 대한 보상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용산 4구역 세입자들처럼 이 지역 상가세입자들도 보상금이 부족하다며 그동안 재개발 조합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하나둘씩 조합 측과 보상비 합의를 끝내고 떠나 지금은 만두집과 옷가게, 김밥집과 이발소 등 9곳만 남았다.

원래 302명의 세입자로 가득 찼던 이곳은 지난 몇 년간 관리가 안 돼 곳곳에 유리창이 깨지고 버려진 집기류가 쌓여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외환위기로 대기업에서 명예퇴직을 당하고 2006년부터 만두가게를 하는 이정근(50)씨는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상권이 무너져 장사가 안되지만 보상금은 새로운 곳에서 장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내 웬만한 곳은 가게를 하려면 권리금을 포함해 1억원이 넘게 드는데 감정평가 결과는 2천만원에 불과했다"라며 "가게를 시작할 때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 7천만원은 아직 다 갚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남아있는 이들은 이미 이곳을 떠난 세입자들이 조합과의 합의 내용에 만족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생존이 어려운데도 어쩔 수 없이 부족한 보상금을 받고 떠났다고 주장한다.

최희윤 용산3구역 세입자대책위원장은 "돈 욕심 때문에 남는다는 비난을 하는데 우리의 요구는 비슷한 여건 속에서 장사를 계속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상가입주권 같은 재개발지역 상가세입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함께하는 세입자들이 몇 명 남지 않았다는 외로움이다. 친하게 지내던 이들이 지쳐 포기하고 떠날 때마다 혼자라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다.

지난 20년간 남성 옷가게를 운영한 김인순(58.여)씨는 "처음에는 요구하는 금액을 받을 때까지 같이 하자고 약속을 해도 돈이 걸린 문제다 보니 '혼자 해먹고 나가는 것 아닌가'하는 시선으로 서로 의심하게 된다"라며 "재개발은 사람관계를 다 나쁘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입자들이 생각 차이 때문에 서로 상처 주는 일이 생기고 조합 측과 오랫동안 싸우다 가정 파탄 나는 집도 많다"라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도 마음도 망가져 지난 5년 동안 내 인생을 깎아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최근 재개발지역 강제철거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이곳 세입자들은 언제라도 강제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조합 측과의 명도소송에 패소한 이들은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건물명도 강제집행' 통보를 받았다. 김씨가 자진명도기간인 이달 4일까지 나가지 않으면 법원의 명도집행이 이뤄질 수 있다.

세입자 보상과 철거가 끝나면 이곳에는 지하 9층 지상 40층짜리 주상복합 2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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